북한 평양 보통강구역에 세워져있는 105층 규모 마천루인 류경호텔의 모습. 1987년 착공 이후 아직도 완공되지 못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평양 보통강구역에 세워져있는 105층 규모 마천루인 류경호텔의 모습. 1987년 착공 이후 아직도 완공되지 못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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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영국의 데일리메일이 올해 세계 최대 규모 건축계의 ‘하얀코끼리’는 평양 류경호텔로 꼽혔다고 보도했다. 하얀코끼리란 대외선전용으로 삼고자 거대한 규모로 세워 놓았지만, 쓸모가 없어 막대한 유지비용만 소모되면서 매몰비용 때문에 철거조차 못하는 건물을 뜻한다.


이 건물은 북한이 지난 1987년에 착공한 105층짜리 마천루로 아직도 미완공 상태로 남아 있다. 앞서 기네스북으로부터 ‘텅 비어 있는 세계 최고층 호텔’로 선정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착공 이후 지금까지 건물로서 기능은 하지 못한 채, 체제 선전용 문구만 걸어두는 병풍으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류경호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유는 관광수요나 시장성에 대한 검토 없이 오로지 남한과의 체제경쟁을 목적으로 지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호텔은 1983년 11월 서울에서 63빌딩 상량식이 거행됐다는 소식에 자극받은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의 지시로 짓기 시작해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이후 30여년간 시공사가 수없이 바뀌었다. 설계부터 골조건축은 프랑스 시공사가 맡아 진행하다가 철수했고 이후 중국, 러시아, 이집트 등 북한의 우호국가에서 온 시공사들이 연이어 외장공사를 이어갔지만, 아직도 내장공사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착공 후 공사기간을 김일성의 80세 생일이 되는 1992년까지로 정해놓고 속도전을 벌이다가 건물 내구성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골조가 채 마르기도 전에 건물을 올린 탓에 내장공사를 진행하다가는 건물 전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1996년 중국 기술진도 류경호텔의 안전점검 후, 상층부 누수가 심하고 건물 한쪽이 크게 침하돼 붕괴위험이 높다며 폭파공법으로 건물을 아예 부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서는 국가를 창업한 주석의 지시로 시작된 건축이라며 중도 폐기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 집권 이후에도 억지로 외벽에 유리를 붙이는 공사를 강행하다가 크고 작은 사고들로 수많은 사상자들까지 발생했다. 그나마도 2010년부터 유리 공사를 담당하던 이집트 오라스콤 그룹이 이듬해 이집트 정정불안에 휘말려 경영진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더욱 날림공사가 진행됐다. 이제는 바람만 살짝 강하게 불어도 건물에 손상이 갈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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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 건물은 호텔로서 기능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거대한 체제선전용 조형물로만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 정권의 헛된 야망이 얼마나 오랫동안 국민들의 삶을 짓누르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념비가 된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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