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잘못 깊이 반성"…고개 숙인 김건희, 비난 여론 잠재울 수 있을까
김건희 "잘 보이려 경력 부풀리고 잘못 적어…부디 용서해달라"
민주당 "의혹 해소되지 않아"
김종인 "김건희 사과 메시지 괜찮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간 공식 행보를 자제하던 김 씨가 직접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배경은 윤 후보의 지지율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최근 김 씨를 포함한 '가족 리스크'와 선거대책위원회의 내부 갈등, 잇따른 설화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김 씨의 사과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껏 제기된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한 사실관계는 밝히지 않은 채 두루뭉술한 사과만을 했다며 비판하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는 김 씨의 사과가 윤 후보 지지율 반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김 씨는 전날(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씨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6월29일 윤 후보가 정치 참여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김 씨는 허위 경력 기재 논란과 관련해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제 탓이라고만 생각한다"면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특히 김 씨는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에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A4 용지 3장 분량의 사과문은 김 씨가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김 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국민에 대한 사과보다는 남편인 윤 후보에 대한 미안함이 사과문 절반가량이었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유산이나 이런 사적인 얘기를 드러내기 어려웠을 텐데 사과에 진정성이 보였다"며 "사과는 잘했다고 본다. 사과를 안 했다면 김 씨 관련 논란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20대 회사원 정모씨는 "어떤 의혹에 대해 사과하는지 구체적으로 말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냥 써온 사과문을 읽기만 하면 다인가"라며 "대국민 사과인데 남편한테 사과하는 내용이 절반 이상이다. 또 그냥 두루뭉술하게 '제 잘못이었다'고 말하면 국민들이 그 사과에 공감하겠냐"고 지적했다.
김 씨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허위 경력 관련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 씨가 이날 미리 준비한 사과문만 읽고, 허위 경력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 등 질의응답 없이 바로 퇴장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제기된 김 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늘의 사과가 윤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빵점짜리 사과"라고 표현하며 "사과문의 내용, 전달력 모두 실패했다.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것인지 하나 마나 한 사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김 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메시지가 괜찮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씨의 대국민 사과가 윤 후보의 지지율에 반전 계기로 작용할지에 대해 "그간의 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본다. 이제 문제가 하나 풀렸으니 다른 것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김 씨의 대국민 사과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와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김 씨가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을 수 있다. 지금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반전되는 그런 결과들이 나오니까 윤 후보 측에서 급히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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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씨 사과를 계기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추가 하락은 막을 수 있겠지만, 지지율이 반등하기 위해선 어떤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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