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랫폼 종사자 사망사고자 16명…12개 플랫폼사에 과태료
고용부, 사업장 점검·종사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플랫폼 종사자 사망사고자 2017년 2명→올해 16명
12개사에 과태료…사업장 '안전모 확인' 위반 최다
배민라이더스 등 6개사 소속 종사자 5626명 조사
47% "교통사고 경험"…이 중 28%는 "배달재촉 때문"
고용부 "배달종사자 사고감축 종합 대응 방안 추진"
지난 8월29일 서울시 강남구 선릉역 앞 모습 배달 플랫폼 종사자 추모공간 모습. 같은 달 26일 배달기사가 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에 치어 숨진 바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최근 4년 새 플랫폼 종사자 사망사고자가 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가 종사자가 안전모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어긴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배달종사자 사고감축 종합 대응방안' 마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고용노동부는 전국의 12개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가 산안법을 어긴 사실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장 점검 결과와 주요 플랫폼 업체 소속 종사자 56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배달플랫폼 종사자 사고사망자가 2017년 2명, 2018년 7명, 2019년 7명, 지난해 17명, 올 1~10월 16명으로 증가세를 보인 만큼 사업장 점검과 종사자 설문조사에 나선 것이다.
우선 고용부는 전국 플랫폼 업체 17곳 중 12개곳이 산안법을 어겨 과태료 부과 및 시정 요구를 했다고 알렸다. 적발 업체와 과태료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플랫폼사는 산안법상 배달중개인에 해당한다. 앱을 통해 음식점과 배달종사자를 중개하기 때문이다. 앱만 운영하는 업체를 통상 '분리형 업체'라 부른다. 이들 업체엔 종사자가 도로교통법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모를 갖췄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 앱도 운영하면서 배달종사자와 계약을 맺고 직접 배달업무까지 하는 '통합형 업체'는 배달중개인 의무와 안전보건교육, 비정상 작동 이륜차 탑승 금지 지시 의무 등을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
점검 결과 안전모 확인 위반 건이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륜차 정비상태 확인 건 3건, 안전 운행 관련 사항 고지 건 2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종사자의 사고를 유발할 정도로 배달 시간을 제한하는 배달플랫폼 업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용부는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쿠팡이츠,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 슈퍼히어로 등 6개 업체의 종사자 56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응답자 중 남성은 95%(5355명), 여성은 5%(271명)였다. 연령대는 30대(1963명·35%), 40대(1918명·34%) 등 순이었다. 배달만 하는 전업 종사자는 68%(3843명), 부업으로 하는 종사자는 32%(1783명)로 나타났다. 월평균 수입은 전업 종사자 287만원, 부업 종사자 137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업 종사자의 하루 평균 배달 시간은 9.4시간, 부업 종사자는 5.6시간이었다. 단, 하루에 12시간 이상 배달한다고 답한 종사자는 12시간으로 집계해 실제 시간은 더 길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절반에 가까운 47%(2620명)가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응답자들은 평균 2.4회의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발생 원인은 상대방 또는 본인의 교통법규 위반이 가장 많았고(1909명·73%), 날씨 상황(333명·13%)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로는 20대 이하 종사자가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업장 점검에선 사고를 유발할 정도로 플랫폼업체가 배달 시간을 제한한 건이 적발되지 않았지만, 정작 응답자의 86%(4858명)은 배달 재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배달 재촉은 음식점(4189명), 주문고객(3772명), 지역 배달대행업체(1690명), 배달플랫폼 업체(1558명)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달 재촉을 경험한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약 50%였던 반면 경험하지 않았던 경우 사고 경험 비율이 약 23%로 절반 이상 낮았다. 배달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배달 재촉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8%(1573명)나 됐다. 다음 주문 수행 65%(3648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고용부는 사업장 점검과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배달종사자 사고감축 종합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점검에서 드러난 개선 필요 사항을 반영해 주요 배달 플랫폼업체와 함께 안전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업계가 자발적으로 이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배달종사자 대상 안전조치 및 배달종사자 안전의식 제고 등을 위한 세부 방안은 정부와 업계가 협의 중이라고 알렸다.
이번 사업장 점검에서 제외됐던 지역 소규모 배달대행업체 점검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고용부는 알렸다. 플랫폼 업체의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하면서 지역에서 배달종사자와 계약 등을 맺어 직접 배달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들도 조사할 계획이란 의미다. 아울러 음식점 및 주문고객의 배달 재촉이나 무리한 요구 등을 개선하도록 관련 캠페인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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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플랫폼 종사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만큼 종사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자리 조성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배달플랫폼 산업의 경우 플랫폼업체, 배달대행업체, 음식점주, 주문고객, 종사자 등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종사자의 안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플랫폼 이용자의 인식과 행동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안전 배달 문화가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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