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첫 공장에 4조원 지원하는 日 정부 구상에 자국 내에서도 회의론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일본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자국 내 생산기지를 설립하는데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가운데 일본 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지원이 자유무역 질서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동시에 산업적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일본 유력 주간지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TSMC가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약 8000억엔(약 8조2598억원)을 투자하고 일본 정부가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000억엔(약 4조 1299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방침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장래 적자 보전을 요구받는 일은 없는가. 보조금에 상응하는 법인세나 고정자산세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보조금의 목적, 효과, 채산성, 계약 내용 등을 설명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으라고 주문했다.
만약 이런 전제 조건을 달성하기 어렵다면 일단 정책을 중단하고 최선의 선택인지 재검토하라고 제언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재부흥이라는 목표에도 물음표를 붙였다.
아사히는 "TSMC가 이번에 짓는 공장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세계에서는 10년 정도 전 세대의 제품에 해당한다"면서 "일본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제조 장치나 소재산업의 기술을 높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TSMC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어긋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사히는 "WTO 규칙은 무역을 왜곡하는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비판해 온 경위도 있다. 반도체 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내주면 일본이 내건 '자유무역의 기수'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TSMC에 대한 지원이 정식으로 결정되면 보조금이 수천억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 기업을 후하게 지원하는 의의 등을 국민에게 정중하게 설명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기금을 창설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TSMC가 1호 수혜자가 돼 투자액의 절반 정도를 보조금으로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가 공급 과잉이 돼 국제 가격이 갑자기 하락하면 TSMC에 대한 지원이 '나쁜 보조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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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일본정부가 2019년 중국의 보조금에 관해 "정부의 지원이 마중물이 돼 민간으로부터의 투자조달을 집중시키고, 특정 산업에 대량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 결과적으로 과잉 생산을 부른다"며 비판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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