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유예, 전례 없고 법도 없어" 방역지원금 놓고 당정 갈등 커지나
與 재원마련안에 세정 당국 당혹감
"기술적으로도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손선희 기자, 오주연 기자, 전진영 기자] 재정당국에 이어 실제 세금을 거두는 세정당국까지 나서 여당의 방역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 납부를 유예한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인데, 이 방법이 전례가 없을 뿐더러 위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년초 지급 계획을 바꾸지 않고 있어 당정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10일 세정당국에 따르면 ‘과세유예를 통한 방역지원금 재원 마련’이라는 민주당 안은 행정적·기술적으로 추진하는 데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금 납부 기한을 유예할 수 있는 사유는 국세징수법(제13조)에 명시돼 있는데, 민주당이 제시한 안에 부합하는 내용은 없다. 조항에 따르면 납세자가 재난·도난·사업상 손실·질환이나 사망 등 사유로 세금납부가 어렵다고 인정이 되는 경우에만 납부일을 늦출 수 있다. 그 외에는 정부 판단에 따라 사유가 ‘인정된다면’ 유예가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명시된 사유 외에는 법을 고쳐야만 (납부유예가) 가능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례가 없는 일로, (세정당국과) 전혀 상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와 유류세를 유예 대상으로 꼽지만 이 역시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세정당국 관계자는 "종부세는 100% 전액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으로 보내야하는 사실상의 지방세"라면서 "당장 이달 말부터 납부 고지를 해야하는 법적 일정이 있어 자칫 행정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류세의 경우 개별 사업자들이 신청하면 심사해 납부를 미뤄주기도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민주당 안 같은 이유로 늦출 순 없다.
납부유예는 국고 손실로도 이어진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법으로 정해진 기한 내에 세금을 납부받아 그에 대한 이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인데, 그 부분을 포기하는 건 국고에까지 손실을 끼치는 행위"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5조원(전국민 방역지원금)도, 50조원(소상공인 손실보상금)도 확보하기 어렵다"며 거듭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일 공식화한 ‘전국민 방역지원금’의 명칭을 이날 ‘전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꾸고, 일상회복을 위한 필수 방역품인 마스크 구입 비용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방역의 주체가 국가에서 개인 중심으로 전환된다"며 방역지원금 지급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500일간 마스크를 써왔는데 이것(마스크 구입비용)만 해도 25만원 정도"라면서 "일상회복과 함께 방역에도 국민에게 지원을 해드려야한다는 취지에서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는 시기에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구입 비용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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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고손실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금 납부 유예를 통한 재원 마련에 나설 공산이 크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규모와 시기·재원·절차 등에 대해선 여·야·정이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 접점을 마련해간다는 방침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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