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자 증인신문…HDC 공무부장 전화받고 '상주→비상주' 계약으로

사진=박진형 기자 bless4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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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 학동참사'를 유발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현대산업개발(HDC)이 주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 부장판사)는 1일 오후 건축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차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리자가 현장에 상주하지 않은 형태로 계약을 했고, 이에 대한 책임이 원청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에 있는지 여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이다.


해체공사감리자인 차모씨는 지난해 12월 동구청장으로부터 해당 정비사업 현장의 건물해체공사 감리자로 지정됐고, 올해 1월쯤 조합과 정비사업 부지 전체에 대한 해체 공사를 감리한다는 내용으로 4900만여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차씨는 "(감리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인 시기에) 공무부장이 통화에서 감리 비용을 산정해서 보내달라고 하길래, 상주 감리비로 1억 5000만여 원을 작성해서 보냈다"고 검찰 측의 관련 질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계약금이 4900만여 원으로 낮아진 것에 대한 경위를 묻는 질문엔 "과거 한 차례 해체감리자를 할 때도 상주 형태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상주 감리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내역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부장이 조합이 5000만 원 이상이면 조합원 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이하로 맺어야 한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비상주 감리자로 일하면서 현장을 10차례 이상 방문했다고 부가 설명했다. 그의 감리 대상은 건물 11개였고, 이 중 학산빌딩이 규모가 가장 컸다.


그는 해체감리자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 중 하나가 철거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감리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것이다.


차씨는 "감리일지를 작성하려면 현장관리자(한솔 현장소장 강모씨)로부터 철거일정을 받아야 하는데 수차례 요청을 했음에도 받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체감리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철거일정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잘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결국 차씨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난 6월 9일 공무부장을 만났고 '감리일지를 작성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관련 자료가 담긴 USB를 건네받기도 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날에 감리일지 7장을 작성했다.


해체작업순서·해체공법이 담긴 '해체계획서'도 꼼꼼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원청 시공업체 현대산업개발(HDC) 공무부장 노모(57)씨가 메일로 해체계획서를 보내왔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날인을 했다는 취지로 검찰 측의 관련 질문에 답변했다.


차씨는 "해체감리 자격을 얻은 후 교육을 받았는데 해체계획서에 대한 교육은 받지 않았다"며 "(건축사가) 날인을 했길래 그 사람을 믿고 저도 날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 측에 따르면 올해 5월쯤 학산빌딩 해체 작업이 시작되기 전 해체작업 방식에 대한 회의도 진행됐다.


이에 대해 차씨는 "회의가 열렸는지조차 몰랐고, 회의 결과도 통보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백솔 대표 조모씨가 굴착기를 운전해서 학산빌딩을 해체하면서 해체계획서상 순서와 다르게 작업하는 것을 알지 못했냐'는 질문에도 "몰랐다"고 답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일 오전 10시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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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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