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정치’ 추석 연휴 앞두고 ‘또 극성’
광복절 연휴에 이어 추석 앞두고 주요 곳곳 도배…유권자는 ‘부글부글’
[전주=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지난 8월 광복절 연휴에 이어 추석 명절을 앞둔 전북지역에서 ‘현수막 정치’가 다시 한 번 극성을 부리면서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같은 현수막 정치를 바라보는 유권자와 행정의 불만은 높아져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추석 연휴을 앞둔 전북의 주요 지역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의 현수막으로 도배되고 있었다.
특히 차량 및 유동인구가 많은 군 지역의 곳곳에는 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의 현수막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설치돼 있다.
완주군 삼례읍에서 전주시로 향하는 오거리에는 현수막이 10장 가까이 걸려 있는 상태다.
현수막의 대부분은 코로나19 극복과 추석 인사를 내걸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시민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게재되는 현수막은 그 양에서 여느 때와 비교가 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입후보 예정자들은 한 시군에 50~100장의 현수막을 게첨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교육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모 인사의 현수막은 완주지역만 해도 200장이 넘는다는 얘기도 들리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접촉이 거의 힘든 상황에서 단 1초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입후보 예정자의 눈물겨운 노력의 일환이지만, 이에 대한 유권자와 행정기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못해 비판적이다.
문제는 정치인의 현수막이 지정 게시대가 아닌, 보행과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 불법적으로 설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곳곳에 게시된 정치인들의 현수막으로 인해 보행이 불편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되며, 운전할 때 시야까지 방해받는다고 지적한다.
지난 광복절 연휴에는 전주 지역에서 현수막 때문에 어린이들의 보행사고가 일어난다는 민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 상당수 접수되기도 했다.
문제는 또 있다. 막대한 양의 현수막 철거는 행정의 몫이 된다.
완주군 등 전북 지자체는 추석연휴 직후 수많은 현수막을 철거하는데 만만치 않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완주군 건축과 관계자는 “광복절 연휴만 해도 현수막과 관련된 민원도 많았고, 연휴 직후 철거한 현수막 양도 평소의 2배를 훌쩍 넘었다”며 “현 상황이라면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난 후에도 읍면별로 대규모 철거작업을 벌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권자의 불만을 사고 행정기관에도 부담을 주는 데다, 효과도 의문시되는 현수막 설치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입후보 예정자의 선거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현수막 게첨에 대해 별도의 규정이 없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개정 등을 포함하는 합리적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7조에는 ‘후보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해당 선거구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입후보 예정자의 현수막 게첨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태다.
다만, 선거일 180일 이전까지의 현수막 게첨은 선거 관련 내용이 없어야 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일(6월 1일) 180일 이전인 올해 12월 31일까지 입후보 예정자의 현수막 게첨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얼굴 알리기에 사활을 거는 입후보자의 애로도 공감하지만, 시민의 민원을 감안해 현수막 설치는 최소한으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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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stonepe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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