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범죄자 인권? 피해자 인권은 왜 보호 못하나…전자발찌 실효성 의문"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지난 5월11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성인지·성적 괴롭힘 등 폭력예방 특별교육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제도를 두고 "우리가 해온 대책이 효력이 있는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게 만든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30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과 인터뷰에서 "300여명 정도가 지난 5년 동안 전자발찌를 차고도 성폭행을 다시 저지른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전과 14범 강씨는 지난 26일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이후 29일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차량으로 유인한 뒤 살해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께 시신이 실린 피해 여성의 차를 몰고 송파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이 교수는 "전자발찌가 전반적으로 재범률을 떨어뜨리는 건 검증된 결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모든 성범죄자들에 대해 재범 억제를 하긴 어려운 한계가 있는 제도다. 그건 이 사건이 아니어도 이미 입증된 거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강모(56)씨가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 척도 검사 결과 재범위험성이 높다고 나왔다는 점을 들어 "위험관리를 하기 위한 보호관찰 행정의 실효성이 사실은 굉장히 의문을 갖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국가 지원금도 받았고, 갱생보호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화장품 관련 업종 일자리도 구했다. 경제적으로도 자립적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국가로부터 여러 가지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며 "그러니 기존 전자감독 제도로 재범 억제가 가능하겠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심지어 여성 2명을 살해하는 중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었지만, 문제는 들어갈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현장 실무자들은 이 사람의 전과조차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전과 14범이고, 여성의 생명에 위협을 줬던 전과라는 걸 알았으면 왜 경찰이 그 주거지에 안 들어갔겠나. 그 정보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강씨의 집을 찾아갔으나 수색영장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집 내부 수색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경찰이 전과기록 조회를 원천적으로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전산망에 허가가 주어진 경찰들, 형사과에 높으신 분들은 조회가 가능하다. 문제는 현장 출동을 하는 건 치안센터라는 것"이라며 "직위가 낮고 권한이 많지 않은 현장 출동 경찰들도 사실 KICS를 통해서 전과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과 정보를 왜 현장 수사관들도 열람할 수 없는 건지, 위험관리에서 맹점으로 보인다. 입법을 해서라도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호수용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보호수용제도란 흉악범과 상습범이 출소한 후 일정 기간 교도소가 아닌 별도의 국가관리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수차례 추진됐지만 범죄자의 인권침해 논란과 이중처벌 우려 등으로 현실화하지 못한 바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이 교수는 "범죄자 인권 얘기할 때마다 제가 언제나 반론으로 제기하고 싶은 게, 지금 사망하신 두 분 여성의 인권은 도대체 왜 보호를 못해주는 건지를 해명을 하셔야 된다"면서 "낮에는 자유롭게 전자감독 대상자로서 생활하다가 밤에만 수용시설에서 좀 생활하게 하면 아무래도 관리감독을 훨씬 더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