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인정된 혐의 뒤집히며 형량 2년 늘어
공범보다 낮았던 김미리 부장판사 1심 형량 논란될 듯

지난해 9월 18일 허위소송과 교사 채용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해 9월 18일 허위소송과 교사 채용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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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웅동학원과 관련된 채용비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 김규동 이희준)는 26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업무방해 혐의와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업무상배임미수) 및 일부 범인도피 혐의, 그리고 항소심에서 추가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1억 4700만원은 1심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웅동학원의 부동산을 관리하는 사무국장인데도 불구하고 공사와 관련된 허위자료를 작출하고 이를 이용해 50억원 상당의 소를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뒤 이 채권을 피고인의 사업자금 14억원을 차용하며 담보로 제공해 웅동학원 기본재산이 가압류됐는데도 이의제기조차 취하지 않아 웅동학원가 손해를 입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이는 신임관계를 저버린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웅동학원 교원 채용 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했다"며 "받은 금원의 액수나 업무방해 정도에 비춰볼 때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제적 착복을 목적으로 교육제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원의 직위를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웅동중학교 나아가서 다른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신뢰가 실추됐을 뿐 아니라 공정히 진행되리라 믿고 채용에 참가한 이들에게 좌절감과 허탈감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1심 무죄 난 '허위소송' 관련 업무상배임미수죄 유죄 인정… 다만 손해발생 현실화 될 가능성 없다고 판단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조씨의 웅동학원 상대 위장 소송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조씨는 2006년 10월 허위의 공사계약서를 만들어 대금 채권을 확보한 뒤, 이를 근거로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위장 소송을 벌여 학교 법인에 115억5010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조씨에게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조씨가 공사 관련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 허위 소송을 통해 51억원 상당의 허위 채권을 확정받은 뒤 이를 14억원을 빌리며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웅동학원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만든 만큼 업무상배임미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미수를 인정한 것은 웅동학원 측이 민사집행법상의 절차를 통해 가압류 등기로 인한 손해 발생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손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조씨가 2017년 2월 제기한 양수금청구소송과 관련해선 청구취지나 청구원인, 소송주체 등이 모두 같아 소송물이 동일하고 채권이 확장된 것도 아닌 만큼 1차 소송을 통한 배임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비록 1차 양수금청구소송을 통한 선행 배임행위의 공소시효가 완성돼 소추가 불가능해졌다고 해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는 후행 배임행위의 가벌성이 회복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추가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모두 유죄… 1심 무죄 배임수재죄와 상상적 경합 관계

또 재판부는 채용 비리와 관련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새로 추가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관련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2016∼2017년 웅동중 사회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자 2명으로부터 모두 1억8000만원을 받고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1심은 이와 관련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조씨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재산관리를 맡은 사무국장이었지 교사 채용 업무 담당자가 아니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조씨의 배임수재죄와 근로기준법 위반죄가 상상적 경합(한 개의 행위가 수개의 범죄에 동시에 해당되는 경우)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40조는 상상적 경합의 경우 가장 중한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조씨 측은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배임수재죄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조씨가 공범들과 함께 2명의 교사 채용 지원자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고 근로관계 개시에 영향을 미친 것은 근로기준법 제9조 위반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 제9조(중간착취의 배제)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10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범인도피 혐의도 유죄… 강제집행면탈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무죄

조씨의 범인도피 혐의 중 일부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한편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강제집행면탈 혐의와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는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강제집행면탈 혐의의 경우 2017년 2월 제기한 소송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증거인멸교사 혐의의 경우 조씨가 증거인멸 행위의 전 과정에서 핵심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만큼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역할을 분담한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했다. 형법은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인멸은 처벌하지 않고 있다. 조씨는 위장 소송과 관련해 웅동학원 관계자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조씨의 6개 혐의 중 웅동중학교 교사 지원자 2명에게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준 것과 관련 업무방해 혐의 1개만 유죄로 인정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배임수재, 강제집행면탈,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나머지 5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조권씨가 채용비리의 주범인데도 공범 박모씨보다도 형량이 적게 나와 논란을 빚었다.


항소심에서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모두 7가지 혐의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일가는 웅동학원을 사유화해 조작된 증거로 허위 채권을 창출하고, 교사직을 사고팔아 경제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1심과 같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당초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던 조씨는 1심 진행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 진행 도중 1심 선고 형기를 채워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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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재판부가 조씨에 대한 보석결정을 취소하면서 조씨는 다시 구속된 상태에서 상고심 재판을 받게 됐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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