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타자기] 장소·공간으로 살펴보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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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나우루는 적도, 태평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이다. 섬 면적은 용산구와 비슷하다. 인구는 2019년 세계은행 통계 기준으로 1만2000명 정도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아프간 난민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20년 전인 2001년 나우루에서 아프간 난민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에도 아프간 난민이 쏟아졌다. 오랜 내전이 이어진데다 9·11 테러 뒤에는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많은 아프간인들이 조국을 등졌다. 당시 호주는 나우루에 경제적 원조를 해줄테니 대신 아프간 난민을 받아달라고 했다.

'세계사에 기억된 50개의 장소'의 글쓴이 제이콥 필드는 나우루가 1968년 독립했으며 당시 섬에 풍부했던 천연자원 인광석을 팔아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국가로 성장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광석이 고갈된 뒤 경제 위기에 직면했고 난민 수용소가 중요한 경제적 원천이 됐다고 썼다.


글쓴이는 특정 장소, 공간을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본다.

일본의 상징이지만 실질적 권력이 없는 천황이나 일본의 역사는 일본의 신사를 통해 설명한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일본인들이 신성시하는 장소로 바다 위에 세워진 도리이(신사의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기둥 문)로 유명하다. 이쓰쿠시마 신사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11세기 다이묘 타이라노 기요모리라는 인물이다. 기요모리는 권력과 부를 이용해 이쓰쿠시마 신사를 후원, 신사를 크게 키웠다. 당시 이미 천황은 실질적 권력을 상실한 뒤였다.


베르사유 궁정을 통해 절대 왕정 시대를 조망하고 판테온으로 로마 시대의 건축 기술을 설명한다. 20세기에 새롭게 나타는 문화 중 하나인 스포츠 대중 소비를 설명하기 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을 찾아간다.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의 마운트 워싱턴 호텔을 설명한 이유는 1944년 7월 이 호텔에서 20세기 세계 경제의 근간을 이룬 브레튼우즈 체제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44개 연합국 730명의 대표단이 2차 대전 후 경제 문제와 국제 무역에 관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운트 워싱턴 호텔에 모였다.


필드는 전 세계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이 벨기에 브루게에 있던 여인숙이었다며 세계 곳곳은 언제나 잠재적인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한다.


특정 장소, 공간을 소재로 역사적 사실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기존의 역사를 다룬 책에서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내용도 볼 수 있다. 다루는 주제도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예술 등 다양하다. 하지만 반대로 무실림의 성지라고 하는 히라동굴, 남아메리카 독립 투쟁의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가 독립 계획을 펼친 앙고스투라 등 낯설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다. 방대한 역사를 짧은 글에 담기 때문에 많은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생략돼 아쉬운 느낌이 드는 대목도 더러 있다.


50개 장소 중 우리나라와 연관된 장소도 두 곳 있다. 경복궁과 비무장지대(DMZ)다. 글쓴이는 경복궁을 조선 최고의 법궁, DMZ를 냉전의 상징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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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기억된 50개의 장소/제이콥 필드 지음/김산하 옮김/미래의창)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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