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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독립' 한 걸음 더…희귀금속 몰리브덴 공급처·정련기술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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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일본산 수입하던 반도체 소재 '몰리브덴'
우즈베키스탄 공급처 확보, 초고순도 정련 기술 개발 성공

초고순도 몰리브덴 정련 장비 앞에 서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경태 박사(오른쪽)와 ㈜엔에이티엠 김인호 대표.

초고순도 몰리브덴 정련 장비 앞에 서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경태 박사(오른쪽)와 ㈜엔에이티엠 김인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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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일본이 2019년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소부장' 사태를 일으킨 후 불안하던 희귀금속 몰리브덴의 자급자족에 길이 열렸다. 해외 공급처가 확보됐고 초고순도 정련 기술도 자체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반도체 및 기계 제조에 필수인 희귀금속 ‘몰리브덴(Molybdenum)’의 해외 공급처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99.995%의 초고순도로 정련할 수 있는 기술 및 장비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몰리브덴은 내식성, 내열성, 전극성을 띄면서도 안정성이 높아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판 등에 적용되는 국내 전방산업 필수소재 중 하나다. 하지만 매장량이 적고 매장지가 세계적으로 편중된 희소금속이다보니, 보유국의 자원 무기화 정책으로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국내에 원료를 들여오더라도 순도를 높이는 정련 기술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 그 자체로는 산업에 바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정련 공정을 거친 초고순도 몰리브덴의 경우 매년 7000억 원 규모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중 60~70%를 일본에서 들여와 수급 안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생기원은 2019년 6월 희소금속 자원부국 우즈베키스탄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몰리브덴 원료 공급망을 구축했다. 우즈벡 키르치크 지역에 ‘한-우즈벡 희소금속센터’를 설립해 소재 공동 개발의 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우즈벡으로부터 몰리브덴의 안정적 공급을 지원받는 방안이었다.


이어 생기원 연구팀은 초고순도 정련 기술 개발에 나섰고, 희소금속소재 전문기업 ㈜엔에이티엠과 함께 ‘고융점 몰리브덴 정련기술·장비’ 국산화에 나서 99.995%의 초고순도 구현이라는 성과를 냈다. 우즈벡의 몰리브덴은 구리 제련 공정의 부산물로서 중간 단계의 순도를 지녔기 때문에, 국내 전방산업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시 99.99% 이상의 초고순도로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구팀은 해외 선진사가 초고순도 정련 과정에서 강염, 강산 등의 촉매가 필요 없는 ‘초고온 전자빔’을 사용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진공 챔버 안에서 전자빔을 쏘면 내부가 약 6000℃로 상승하고 내부 물질의 기체화가 빨라지는 원리를 적용했다. 즉 전자빔 조사 과정에서 몰리브덴의 녹는점인 2600℃보다 기화점이 낮은 불순물들이 기체가 되어 날아가고 99.995% 초고순도의 액체 몰리브덴만 남아 잉곳(Ingot·제련된 금속을 적당한 크기와 형상으로 주조한 금속 덩어리)형태로 성형되는 공정이다.


생기연은 현재 랩(Lab)실 규모의 연구는 성공한 상태며, ㈜엔에이티엠의 장비 제작 노하우를 더해 12㎝ X 1m 크기의 잉곳 제작이 가능한 파일럿 플랜트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수많은 공정 변수를 수정·조율해 양산을 위한 최적화 단계로 진입했으며, 향후 1년 내 시제품 제작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태 생기원 박사는 "소부장 이슈로 국산화 전례가 없는 몰리브덴 연구에 나서게 됐다"며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전방산업이 튼튼한 국내 제조업이 더 큰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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