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금융사 M&A] 실탄은 두둑한데…쏠 곳 없어 고민인 금융지주
인수합병 효과 상반기 실적 호황
해외진출 절실한데, 여의치 않아
기업가치 오르고 매물도 감소세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박선미 기자, 송승섭 기자] 주요 금융그룹이 그동안 진행한 기업 인수·합병(M&A)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실적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추가 M&A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역대급 실적의 배경이 된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의 공격적 행보와 코로나19, 저금리 기조 등 악조건 속에서 이를 타개할 비은행 M&A 상황이 녹록지 않아 금융지주사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최근 5년 간 인수한 주요 매물은 20여개에 달한다. 국내 보험사와 신탁회사는 물론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국외법인 인수 등 금융지주별 취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예컨대 KB금융은 2019년 그룹 내 생명보험 경쟁력이 자산기준 17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월 2조3400억원을 주고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이를 개선했다. 상반기에만 2000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낸 데다, 기여도는 7.7%로 급증했다. 신한금융도 총 3조2489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확보한 오렌지라이프의 올 상반기 당기순익은 21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보다 57.7% 늘어난 규모다. 공격적 M&A 결과 KB금융의 금융권역별 자회사 시장지위는 은행 1위, 생명보험 8위, 손해보험 4위, 증권 5위, 신용카드 2위, 캐피탈 2위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신한금융 역시 총자산 기준 은행 2위, 생명보험 4위, 증권 6위, 신용카드 1위, 캐피탈 5위 등의 진영을 갖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원동력도 비은행의 성과가 결정적이었다. 올 상반기 5대 지주의 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조4335억원보다 45.6% 급증했다. 은행 부문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27.3% 증가한 반면 비은행은 83.3%나 늘었다. 올 상반기 1위 경쟁을 벌인 금융지주 내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는 KB금융이 45.2%, 신한금융이 46.6%에 달한다.
공격적인 M&A는 은행들이 지배구조를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배경이기도 하다. 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의 40%까지 투자지분 확보가 가능하지만, 금융지주사 체제에서는 자기자본의 130%까지 투자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추가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어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통한 몸집불리기와 사업다각화가 수월해지는 것이다.
현재 금융지주의 M&A를 위한 투자 실탄은 충분해 추가로 몸집을 키울 수 있는 여력은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4.8%로 금감원의 재무구조 안정성 평가지표상 1등급에 해당한다.
하지만 올 들어 금융지주의 M&A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빅테크와 플랫폼 업체들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부문 의존도 완화, 사업다각화를 통한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 탈피를 위한 해외진출 확대가 절실하지만 멈춰선 M&A로 인해 탈출구 확보가 여의치 않다.
유동성 장세에서 다수의 증권사와 캐피탈사가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금융사의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다 인수합병 매물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코로나19와 각 금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도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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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증권, 캐피탈사에 대한 대규모 출자가 이어지고 있고, 비은행 금융사가 취급하는 영업자산의 위험성향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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