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법정에 선 OTT, 문체부 '음악저작권료 갈등' 법적쟁점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갓 출범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13일 결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에 선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OTT 음악저작권 요율’이 지나치게 과도한 데다, 동일 서비스 차별·이중 징수부터 저작권법·약관 규제법까지 위법 논란이 끊이지 않아서다. 다만 이해관계자인 음악 권리자측은 "문제 없다"고 맞서고 있고 이들의 손을 들어준 문체부 역시 상생 방안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여서 향후 소송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왓챠, 티빙 등이 참여하는 OTT 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는 이날 오후 2시반 서울행정법원에서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의 첫 변론을 진행한다. OTT음대협과 문체부 법률대리인은 각각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세종이 맡았다.
이 자리에서 OTT음대협은 지난해 말 문체부가 공개한 음악저작권 징수규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무효화를 주장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올해 1.5%에서 시작해 2026년 1.9995%까지 요율을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동일한 지상파 드라마를 볼 때도 플랫폼 별로 요율이 몇배로 뛰는 등 기준이 불분명하고 OTT 업체들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구성된 위원회의 의견을 토대로 결정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OTT, 왜 정부 상대 '행정소송' 강수 뒀나
신생 업체들로 구성된 OTT 업계가 정부에 대항해 행정소송에 나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OTT음대협은 올초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직전까지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도 향후 문체부가 주도하는 각종 콘텐츠 산업 정책에서 직·간접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이 결국 행정소송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문체부의 요율 결정이 불합리하고 이해당사자 간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대로라면 토종 OTT는 전멸할 것이란 위기감도 배경이 됐다.
수차례 협상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OTT 업계측은 지난 2월 소송제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행정소송이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님"도 분명히 했다. 황경일 OTT 음대협 의장은 "잘못된 점을 호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억울하고 안타깝다는 표현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체부가 양측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두루 살피고 재검토에 나선다면 언제든 소송 취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은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직권승인돼 재량권을 남용하고 상위법령인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OTT업계로선 이번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업계 의견이 수렴되고 반영할 기회라도 달라는 외침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갈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은 미미했다. 문체부는 OTT 업계와 음악 권리자 간 갈등이 논란이 되며 정부 내에서조차 "독불장군식 행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5월에서야 상생협의체를 발족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의미 있는 소통은 없었다. 양측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다, 제시된 대안에 대한 '쌍방' 논의조차 깊지 못한 탓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그나마 예정된 회의도 몇 차례 연기됐다.
매출액과 가입자 수의 구체적 정의부터 이중징수 문제까지 논의할 것이 산더미지만, 중재자인 문체부조차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아직 초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문체부 저작권산업과 관계자는 "징수규정 승인 전 다방면에서 의견을 수렴해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달 31일 3차 실무진 회의에 대한 업계 기대감 역시 크지 않다. 사실상 상생협의체의 의미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대로 라면 소송전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갈등이 확산할 경우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소모전이 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 맞서 성장궤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 소송 불확실성에 직면한 것은 OTT업계로선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 정책 차원에서도 범정부 차원의 최소 규제 원칙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한국에서 글로벌 OTT 기업을 최소 5개 이상 만들겠다며 지난해 대대적으로 발표한 범부처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과 정면 배치된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개정안 법적 쟁점 살펴보니…동일 서비스 차별, 이중징수 등
OTT 음악저작권 요율을 둘러싼 논란은 하나둘이 아니다. 당장 동일 서비스 차별, 이중 징수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동일 서비스에 대해서는 동일 요율이 적용돼야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를 케이블TV(0.5%), IPTV(1.2%)에서 볼 때와 OTT(1.5%)로 볼 때 요율 자체가 다르다. 여기에 케이블TV와 IPTV는 조정계수 반영 시 각각 0.27%, 0.564% 수준까지 요율이 떨어지지만, OTT는 해당 사항이 없다. 성장 초기에 있는 OTT를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중 징수 논란도 불가피하다. 제작사를 통해 일괄 권리 처리된 콘텐츠에 대해서도 저작권료를 추가 징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OTT와 방송물재전송은 다르다’는 문체부 유권해석도 매체간 부당한 차별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문체부는 이 같은 요율 결정 배경으로 해외 사례를 예로 들었으나 이 또한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 문체부 음악산업발전위원회 내에서조차 저작권 신탁 구조, 권리확보 절차, 정산방식이 다 제각각이라 글로벌 기준으로 삼을만한 기준이 없다고 토로했었다. 전문가들 역시 기술이 아닌, 이용하는 형태를 토대로 저작권을 산정해야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체부가 이번 개정안을 강행할 경우, OTT업계로선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OTT 매출 및 비용구조를 고려할때 현 요율로선 수천원대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 불이익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토종 OTT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콘텐츠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에게 플랫폼을 넘겨주는 결과로 확산될 수 있다. OTT음대협은 이 같은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점 역시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절차상으로도 위법 논란이 존재한다. 개정 징수규정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개정안을 제출한 이후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또한 이에 앞서 징수개정안 최종안을 두고 OTT업계 등 사업자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체부는 의견수렴 없이 서면보고로 이를 대체, 직권승인했다. 음악권리자인 음저협이 개별협상으로 권리를 남용했고, 이를 관리감독해야하는 문체부도 손을 놓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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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업계 관계자는 "음저협은 신탁단체로서 국내에 있는 90% 이상의 저작권을 독점하고 있는 사업자로, 공적 통제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소송의 승패가 핵심이 아니다. 저작권자의 권리를 지키고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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