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돌비, 디지털 오디오 코딩 기술 특허권 남용…시정명령·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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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셋톱박스 제조사인 가온미디어에게 정당한 사유없이 제품생산에 필수적인 표준필수특허의 기술사용 승인절차를 중단해 셋톱박스 개발·생산에 차질을 입힌 돌비 래버러토리즈 인크 등이 공정거래위원호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돌비 래버러토리즈 인크와 돌비 래버러토리즈 라이선싱 코퍼레이션, 돌비 인터내셔널 에이비, 돌비 래버러토리즈 인터내셔널 서비시즈 인크 한국지점 등의 이 같은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억7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돌비는 디지털 오디오 코딩 기술 표준인 AC-3 등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한 표준필수특허권자다. 표준필수특허는 국제 공식 표준으로 정해진 기술 구현을 위해 필요한 특허로 해당 특허가 적용된 기술을 이용하지 않으면 관련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은 돌비의 AC-3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어 셋톱박스를 비롯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방송 관련 최종제품에는 돌비의 특허기술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셋톱박스 제조사는 셋톱박스 내 두뇌 역할을 하는 SoC(System-on-Chip)를 칩셋 제조사로부터 구매하는데, 돌비는 셋톱박스 제조사에게 돌비 라이선스를 받은 칩셋 제조사의 제품만 구매하도록 요구한다. 특히 셋톱박스용 SoC 시장 1위 사업자인 브로드컴이 생산하는 신규 칩셋의 경우 돌비가 'BP3 플랫폼'을 통해 특허기술 사용을 승인해야만 해당 칩셋에서 돌비 기술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BP3는 브로드컴이 만든 '특허권자-브로드컴-셋톱박스 제조사' 간 유통 플랫폼으로 셋톱박스 제조사의 기술 사용 신청을 특허권자가 승인하면 승인키가 발급돼 해당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돌비는 자신의 기술이 구현되는 칩셋 제조사와 해당 칩셋을 셋톱박스와 디지털 TV 등 최종제품 제조사 모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특허 실시료(로열티)를 부과한다. 이후 돌비는 이들이 제대로 실시료를 지급하는지를 정기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돌비는 2017년 9월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인 가온미디어에 대한 실시료 감사를 착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지급 실시료 산정과 관련해 가온미디어와 큰 견해 차이를 보이자 돌비는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2018년 6월경부터 가온미디어의 BP3를 통한 표준필수특허 기술사용 승인을 거절했고, 이로 인해 가온미디어는 신규 셋톱박스 개발·생산에 차질을 입었다. 돌비는 가온미디어가 감사 결과에 합의한 2018년 9월 하순부터 승인 절차를 정상화했다.


공정위는 돌비의 이 같은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로 판단하고 향후 금지명령과 국내 소재 실시권자에 대한 수명사실 통지명령 등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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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라이선스 계약에 따르면 가온미디어는 방식을 막론하고 자유로이 돌비의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나, 돌비는 감사 이슈라는 전혀 별개의 사안을 이유로 기술사용 승인을 중단했다"며 "또한 돌비는 자신에게 유리한 감사결과를 종용하기 위해 요식행위에 불과한 BP3 신청 승인이라는 수단을 부당하게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는 글로벌 통신 칩셋 및 특허 라이선스 사업자인 퀄컴에 대한 조치 이후 표준필수특허권자가 거래상대방에게 특허권을 남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데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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