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무차별 로비' 공수처 나설 때
유명사립대 前이사장·부장검사
접대골프 자리 주선 정황 포착
저녁식사 합류…대게 등 제공
뇌물혐의 적용 가능성도
공수처, 수사관 추가 모집 공고
부진 만회 전환점 만들 수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정치권 인사들과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칭 ‘수산업자’ 김모(43)씨의 로비 내용이 구체화되고 있다. 접대 골프 자리를 주선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검찰과 경찰 간부, 전현직 국회의원 등 최소 11명은 김씨의 행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이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곧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쯤 되면 이른바 ‘수산업자 게이트’는 공수처가 피할 수 없는 숙제이자 ‘숙명’이 됐다.
9일 경찰 및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를 사기·횡령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 전 이사장 A씨와 부장검사 B씨가 김씨의 주선으로 지난해 8월15일 골프모임을 갖고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저녁식사에는 김씨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게 등 해산물을 A씨와 B씨 등에게 제공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31일에도 같은 식당에서 다시 만났다. 비용은 대부분은 A씨가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장검사인 B씨를 접대한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잦은 모임이 A씨가 있는 사립대의 돈 120억원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됐다가 환매중단으로 다 날릴 위기에 놓이자 B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뇌물 혐의의 적용도 가능하다.
검찰 등 법조계는 A씨, B씨와 같은 접대식 모임이 김씨에 의해 수차례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찰 조사를 주시하고 있다. "김씨가 모임을 주선하고 자신의 인맥을 과시했을 것"이란 합리적 추측이다.
정치권 인사, 고위공직자가 모임을 가진 내용이 추가로 나오면 공수처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내용이 확인되면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을 수 있다. 수사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수처가 현재 수사 여건이 되느냐도 문제인데 이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수사관을 추가로 모집하는 하반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 6일에는 경찰 수사관 20명을 새로 충원했다. 오는 15일부터는 부장검사 2명과 평검사 8명 충원에 나선다. 현재 검사 13명(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으로 운영되던 공수처는 이 모집이 끝날 것으로 보이는 다음 달에는 처·차장을 제외한 정원 23명을 모두 채우게 된다.
수사를 시작하면 공수처는 모든 것을 걸고 임할 가능성이 있다. 출범 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공수처로선 ‘수산업자 게이트’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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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1호 사건으로 지정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사 방해 의혹 등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해 설립 취지와 기능에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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