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쓸 테니 연어 초밥 주세요" 자영업자들 한숨에도 '고객 갑질' 여전
리뷰 작성 빌미로 과도한 서비스 요구…자영업자들 '한숨'
한 점주 "7000원 어치 초밥을 서비스로 달라고 요청하기도"
"재주문율, 단골고객 점유율 등 객관적인 매장 평가 지표 마련해야" 주장도
전문가 "배달 앱이 중간자·조정자 역할해야…고객센터 전문성도 필요"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배달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갑질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아예 공짜로 음식을 요구하는 일이 있어 공분이 일고 있다. 고객 갑질이 갈 때까지 갔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배달 앱 리뷰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000원 상당의 초밥을 그냥 달라는 한 고객 갑질을 토로하는 점주의 글이 올라왔다. 점주에 따르면 이 고객은 "너무 배고프다. 연어 초밥 4p만 더 부탁한다"며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약속해요. 별 다섯개 리뷰"라고 요구해왔다. 이어 "묶음 배송금지. 꼭 바로 오세요. 배달시간 계산합니다. 묶어서 오면 반품해요"라는 반협박성 요청도 함께 왔다.
까다로운 배송 요구에 곤란해진 점주가 주문을 취소하자 고객이 가게로 전화를 걸어왔다. 점주가 재료 소진을 주문 취소 이유로 설명했지만, 고객은 "요청사항 들어주기 싫은 것 아니냐. 사장 마음대로 취소하냐"며 "요즘 장사하기 쉽냐"고 비웃듯이 따졌다. 점주는 "불경기에 마음이 씁쓸하다. 4만원 벌자고 이런 요청까지 수긍해야 하는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배달 앱 리뷰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온 것은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로 불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최근 서울 동작구의 한 분식집에서는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며 폭언을 퍼붓는 고객과 배달 앱 '쿠팡이츠'의 안일한 대처로 스트레스를 받은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2의 새우튀김 갑질'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배달 앱 리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지난달 22일 배달 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리뷰와 별점으로 음식점을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배달앱 '쿠팡이츠'의 제도는 블랙컨슈머를 방치할 뿐만 아니라 양산한다"고 주장했다.
배달 앱의 리뷰·별점은 매장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쳐 자영업자들에게 큰 압박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배달 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 이용 자영업자 가운데 리뷰·별점이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74.3%였다.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3.3%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는 리뷰 시스템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악의적인 허위 리뷰 작성을 빌미로 갑질을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리뷰 작성을 이유로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해 온라인상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했다.
배달 앱 리뷰에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악성리뷰에 대한 삭제나 블라인드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며 "별점 평가 제도 외에 재주문율이나 단골고객 점유율 등을 별점에 가산하는 방식의 객관적 매장 평가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는 배달 앱 플랫폼의 책임 소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 교수는 "배달 앱 플랫폼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고객센터에 전문성이 있는 직원이 배치돼야 한다. 고객센터가 문제가 발생할 시엔 신고를 하고 개입을 해서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전문적인 업무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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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의 배달 앱 리뷰·별점 제도 폐지 주장에 대해선 소비자의 선택권 위축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에겐 리뷰와 별점이 경험하지 않은 음식점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제도를 폐지하기보단 이로 인해 생기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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