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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연내 금리인상 공식화…"정부와 엇박자 아니다"(종합)

최종수정 2021.06.24 13:58 기사입력 2021.06.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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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1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이주열, 연내 금리인상 공식화…"정부와 엇박자 아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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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초래 요인 적잖이 잠재"

수요측면 물가압력 지속…물가상승률 2% 넘어설 가능성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

금융불균형, 물가 고려했을 때 경기회복 맞춰 금리 정상화

"정부 추경과 엇박자 아냐, 상호보완적 운용"

재정정책, 불균등한 회복 등 선별적 지원 집중해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1년 이상 이어진 돈풀기에 자산가격은 급등하고 빚이 폭증했다며 하반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물가도 예상보다 더 오르며 물가 목표치인 2% 내외에서 등락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만큼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24일 '2021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중기적 시계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 적잖이 잠재돼 있다"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빠른 경기회복과 맞물려 물가상승압력을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노동이동이 제한돼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느려지면 병목현상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세도 장기화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의 높은 물가상승세가 일시적인지, 인플레이션 시대의 도래인지를 두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언급한 셈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1970년형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높은 인플레 상태가 지속될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경기회복이 빨라지면서 상황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지속되면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과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연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뜻도 확실히 했다. 그는 "경기회복세에 맞춰 금리를 정상화해나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며 "금융불균형에 대응하는 것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도 대단히 큰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에 맞춰 정상화해 나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늦지 않은 시점에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한두번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일반인들이 예상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를 훌쩍 넘겼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3%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 1년 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낸 것으로, 2019년 3월(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가 집행할 3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역시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0%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며 "하반기 금리정책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내년 상반기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금리를 조정한다면 물가 상방압력을 가라앉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면소비가 확대되면 물가압력이 생기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전에는 공급측 물가 압박으로 체감물가만 올랐다면,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조적인 물가압력이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물가 2%내외 등락…근원물가 회복 빠르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빠른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하반기 중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자재·농축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글로벌 물가 높은 오름세 지속 ▲백신접종 확대 등에 따른 소비수요 회복세 강화 등을 물가를 더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한은은 지난 2년간 0%대에 그쳤던 근원물가 상승률이 1%를 웃도는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일시적 외부충격에 의해 물가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지수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근거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농축산물, 유가와 같은 공급 요인 외에도 수요 측 물가압력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4~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의 품목별 기여도를 분해해보면 농축수산물(1.0%포인트), 석유류(0.7%포인트) 외에 서비스(0.8%포인트)물가 기여도도 크게 나타났다. 5월 개인서비스물가는 1.8%, 외식물가는 1.7% 올라 2015~2019년 평균에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 1.2%를 기록해 두달째 1%를 넘겼고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1.7%)은 1%대 중후반으로 더욱 높았다. 공공서비스물가, 집세, 공업제품가격 등 여타 근원품목의 물가상승압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근원물가 회복 속도가 과거 위기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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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원자재 가격 상승세, 예상보다 길어질수도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일제히 큰 폭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올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급락에 따른 기저효과, 경기회복, 거시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물가를 올린 농축산물이나 유가·원자재 오름세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수요 뿐 아니라 공급측면에서도 농축산물, 국제유가 등이 예상치를 넘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유가는 국내물가에 파급효과가 상당히 커 당초 물가전망치에 비해 물가 상방리스크가 더 클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최근 국제유가도 한달 전 전망시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 배럴당 70달러를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물가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국가들도 있다. 체코 중앙은행은 2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인상했다. 체코의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에 달했다. 헝가리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0.6%에서 0.9%로 0.3%포인트 인상했다. 비라그 버르너바시 헝가리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러시아·터키 등도 금리를 올렸다.


30조원대 추경, 물가상승 부추길 듯…이주열 "정책 엇박자 아냐…상호보완적"

한은이 인플레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정부는 계속해서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2차 추경 규모(30조원)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6% 규모로, 분기 GDP 기준으로는 6.3%에 달한다. 추경을 통해 캐시백, 재난지원금, 지역화폐 추가 발행 등을 단행하면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가 있어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은이 가계빚 폭증과 물가상승에 대응해 금리 정상화 신호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은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돈을 풀어 물가를 자극하고 있고, 한은은 계속해서 긴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재정과 통화정책이 상충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물가수준을 보면 물가를 급격히 올리지 않도록 하는 한은의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돼 물가가 자극되면 향후 통화정책 효과는 줄어들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재정은 소비로 직결되기 때문에 물가를 빠르게 올리는 반면 금융정책은 은행, 시장을 통하므로 시차가 발생한다"며 "속도면에서는 재정 효과가 더 빠르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엇박자가 아니며,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 조화로운 운용은 거시경제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거시 상황을 보고 운용하는 정책인데,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이 통화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불균등한 취약계층,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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