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만원 체납 사채업자, '438억 수표' 은닉…812억 체납 623명 적발
서울시 38세금징수과, 고액체납자 수표교환 첫 조사…10개 시중은행 자료 입수해 적발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586개 제2금융기관 수표교환 내역도 추가 조사 중
28개 증권사 통해 380명 체납자의 1038억 상당 주식 확인해 284명 즉시 압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체납자 A씨는 2002년 12월 자동차세 등 36건, 4100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사채업자로 2019년부터 2년에 걸쳐 자기앞수표 438억원을 교환했다. A씨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체납자 친구에게 차명으로 보관해 둔 가상화폐 15만 코인을 납세담보로 제공했다.
#체납자 B씨는 서울시가 주식 56종목 평가금액 92억원을 압류하자 압류 당일 38세금징수과에 자진해서 찾아와 체납세액 2400만원을 현장에서 전액 납부했다.
28일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체납세금은 납부하지 않으면서 고액의 현금을 자기앞수표로 교환해 재산을 은닉한 고액체납자들에 대한 조사에 나서 623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2년 동안 1만3857회에 걸쳐 1714억 원을 자기앞수표로 바꿔 사용하면서도 밀린 세금은 납부하지 않았다. 이들이 은닉한 재산은 체납액 812억원의 2배에 달했다.
서울시는 지난 달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고액체납자가 은닉한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수표와 주식 등 금융자산에 대한 조사·압류에 나섰다. 자기앞수표 교환 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1억원 이상 고액 수표를 교환한 체납자는 99명으로 교환금액은 1627억원에 달했다. 전체 수표교환액 1714억원의 94%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의 체납액은 260억원이었다.
38세금징수과 관계자는 "서울시는 시중은행 10곳을 통해 최근 2년 동안 고액체납자의 자기앞수표 교환내역을 입수하고 체납자들에게 조사를 위한 출석요청서를 발송했다"면서 "조사와 가택수색 등을 통해 확인된 재산에 대해서느 압류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체납자 중 74명은 13억원의 체납세금을 납부했고 납부약속과 납세담보 제공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제2금융권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587개 금융기관의 자기앞수표 교환내역도 추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국내 28개 증권사를 통해 고액체납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추적도 벌였다. 추적 결과 고액체납자 380명(체납액 620억원)이 974계좌에 평가금액·예수금 등 1038억원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이 중 284명 718계좌(주식종목 1925건)의 평가금액 818억원과 예수금 24억원을 즉시 압류 조치했다.
서울시는 주식 등 투자상품 및 예수금 압류 후 납부독려에도 불구하고 세금납부를 회피할 경우 매각 또는 추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압류한 주식을 증권사에 매각요청하면 매각요청일 기준 개장일 동시호가 기준으로 매각하게 된다.
38세금징수과 관계자는 "세금을 납부할 경제적 여력이 되면서도 수표로 교환해 재산을 은닉하거나 주식시장 호황을 틈타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재산을 불리는 고액체납자들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주식 등 투자상품 및 예수금에 대한 압류 조치가 시작되자 거래 불가를 우려한 고액체납자들이 체납세금을 즉시 납부하거나 주식 강제매각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자금흐름 추적 등을 통해 지방세관계법령에 따른 체납처분 면탈 행위가 의심되거나 재산은닉 혐의가 포착될 경우 범칙사건으로 전환해 심문·압수·수색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차명거래가 확인된 자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금융실명법 위반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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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은 "최근 금융 자산이 고액체납자의 재산은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가상화폐에 이어 연달아 수표 교환 내역, 증권 등 투자상품 보유 현황에 대해 신속하게 자료를 확보하고 압류 조치를 단행하게 됐다"면서 "충분히 세금을 납부할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서도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고 납부를 회피하는 비양심 고액체납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함으로써 조세정의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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