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상화폐 규제칼 꺼내들었다…"1만달러 이상 거래시 신고 의무화"(종합)
美, 1만달러 이상 거래시 국세청 신고 의무화
ECB "가상화폐 가치 없어" 경고
中, 가상화폐 금지 이어 채굴장 단속 예고
전문가 "규제리크스 커져…장기적으로 가상화폐 시장 안정화될수도"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미 재무부가 가상화폐 1만달러 이상 거래시 국세청 신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세계 각국의 규제 기조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날 미 재무부의 발표로 가상화폐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1만달러 이상의 가상화폐 거래 모두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가 탈세를 포함한 불법 활동을 광범위하게 촉진하고 있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상화폐 매매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구멍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또 현금 거래와 마찬가지로 공정 시장가치가 1만 달러 이상인 가상자산을 수령하는 사업자도 IRS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탈세를 단속하는 것과 동시에 대규모 인프라 개발 계획 추진을 위한 세수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날 발표된 지침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미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규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해서 나온 바 있다. 이밖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국세청 인력을 향후 10년간 두 배로 늘릴 계획을 발표한 점도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더 강화될 요인으로도 꼽힌다.
글로벌금융그룹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리스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가 다시 공론화될 조짐"이라며 "단기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올 초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사용을 축소하고 돈세탁이 안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었다.
이밖에도 IRS는 지난해부터 미국 개인들에게 가상화폐 매매로 얻은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
알레인 보코브자 소시에테제네랄 수석투자자문가는 "비트코인에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규제"라고 말했다. 폴 셰아 이코노미스트도 "규제 강화 분위기 속에서 나타난 가상화폐 가격의 불안정성은 현재 가상화폐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규제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국서도 규제 목소리
미국뿐만 아니라 타국에서도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가상화폐의 거품을 경고하며 최근 가격 급등세를 '튤립 광풍'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ECB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 자산에 대한 투자 집중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불법 거래에 쓰일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루이스 데 권도스 ECB 부총재도 1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의 가치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가상화폐 투자는 투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중국은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 신규 발행 및 거래를 전면 금지한데 이어 가상화폐 채굴까지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는 지난 18일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자치구 정부는 이번 조치를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낭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 가상화폐 채굴장에 대한 단속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앞서 네이멍구자치구는 올해 안으로 관내 가상화폐 채굴장을 모두 퇴출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가상화폐를 채굴한다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한 복잡한 연산 과정을 수행해 그 대가로 가상화폐를 받는 것을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 행위에 빗댄 것이다. 특히, 채굴에 쓰이는 전력량이 아르헨티나, 스웨덴 등이 한 해동안 소모하는 전력 소비량을 넘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면서 가상화폐의 전력 낭비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60년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삼으면서 에너지 사용 절약을 국가 핵심 의제로 다루고 있는데 이의 일환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강경 규제 드라이브를 내걸 가능성이 큰 셈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작년 4월을 기준으로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65.08%가 중국에서 이뤄졌는데 네이멍구자치구를 시작으로 신장, 쓰촨성 등 다른 핵심 채굴 지역으로도 채굴장 규제가 확대될 경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실제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일 수십억 건의 금융 거래가 발생하는 중국에서 비중이 작은 가상화폐 거래를 모두 단속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NBC방송은 20일 당일에도 중국인들이 국외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미 의회도서관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한 국가는 알제리, 볼리비아, 모로코, 네팔, 파키스탄, 베트남, 이집트, 이라크, UAE 등이다.
전문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법적 지위 부여해 시장 안정화될수도"
이같은 비트코인의 규제 기조에 가상화폐 시장의 향후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밀리스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기조가 장기적으로는 더 체계적인 규제 체계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가상화폐에 법적 지위를 부여해 궁극적으로는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안정화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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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상화폐의 향후 가격 흐름세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수석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 4만달러가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4만달러 대를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만달러 선이 붕괴한다면 이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또 다른 급락세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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