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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해고하고, 주차위반 스티커 붙였다고 폭행…경비원이 화풀이 대상인가요

최종수정 2021.05.15 11:53 기사입력 2021.05.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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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경비원 향한 갑질 문제
'주차 스티커 안 떼 진다' 폭행하고 욕설
"통보 드립니다 ^^" 문자로 해고당하기도
전문가 "노동 구조 근본적 개선 필요"

문자로 해고하고, 주차위반 스티커 붙였다고 폭행…경비원이 화풀이 대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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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경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입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한 일이 발생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16명은 최근 집단 해고를 당했고 이를 '문자'로 통보받았다.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이들을 향한 부당한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는 경비원을 향한 갑질을 막기 위해선 노동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14일 양산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입주민 60대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차량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점을 항의하면서 경비원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경비실을 찾아가 "왜 다른 차량에는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이지 않냐", "순찰할 시간에 왜 안 돌고 있냐", "붙이라고 한 XX 데려와라" 등 폭언을 쏟아냈고 주먹으로 경비원의 얼굴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을 당한 경비원은 "처음에는 '때린 거는 미안한데 딱지나 떼'라고 해서 사과 부탁드린다고 하자, (A씨가) '내가 언제 때렸냐'고 말을 바꿨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비실에 가서 항의한 적은 있으나, 경비원에게 욕하거나 때린 적은 없으며, 스티커를 떼라고 하다 경비원 마스크에 손이 스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차에 붙은 스티커가 떼지지 않는다며 경비원을 재물손괴죄로 수사해 달라고 진정까지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폭행 혐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선 경비원 16명이 새로운 경비용역업체와의 재계약을 이틀 남기고 집단 해고되는 일이 벌어졌다. 통보 수단은 문자 메시지였다. 메시지에는 "애석하게도 같이 근무할 수 없음을 통보 드립니다~^^"라면서 "또 다른 인연으로 타 현장에서 뵙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경비용역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에 공문을 발송해 해고 이유를 물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해고 사유를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경비원./사진제공=연합뉴스

아파트 경비원./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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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4일 노원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경비노동자 16명이 재계약일 이틀 전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근무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에도 일을 시키고, 일년에 겨우 빗자루 하나를 주고 나머지는 직접 사다 쓰게 하는 등 갑질을 당했다"고도 했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들도 경비원들의 해고를 취소하라는 서명운동에 700명이 이상이 참여했고, 이날 저녁 집단해고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가질 예정이다.


경비원들을 향한 갑질 행태와 부당 해고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와 새로운 경비용역업체가 계약을 맺을 때 이전 업체 소속 경비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단기 근로 계약 구조 또한 경비원들이 갑질을 당하고도 제대로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경비원들은 대부분 2~3개월의 단기 계약을 맺고 있어 불안한 고용 환경에 놓여있었다. '2019년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참여 경비원 3388명 중 94.1%가 '1년 이하 계약'을 맺고 있었고 '3개월 계약'도 21.7%에 달했다.


전문가는 경비원을 향한 갑질을 막기 위해선 노동 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YTN '열린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전체 경비노동자의 90% 이상이 이른바 간접고용 형태로 되어 있다. 길어도 1년에 한 번씩 계약 갱신을 해야 고용 유지가 되는 구조이다. 항상 잘릴 위험에 있다는 것"이라며 "입주자 대표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지자체에서 관리를 강화하는 등 고용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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