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5시간 운전…사람답게 일하고 싶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靑 청원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서울 시내버스 운전자가 쉬지 않고 5시간을 운전해야 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노선 연장을 취소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 운전사는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있다며 호소했다.
29일 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은 지난 16일 게시됐고, 다음달 16일 마감된다.
자신을 '은평구 주민들의 발이 되는 서울버스 버스운수 종사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서울시의 행정명령'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졸속행정'에 너무 힘들고 괴로워 글을 적게 됐다"고 청원 배경을 소개했다.
청원인은 "'장거리 노선'은 버스를 몰아보지 않더라도 느껴지겠지만 다른 노선보다 운전 피로도가 높고, 휴식시간 보장도 어려우며 여러 가지로 근로자가 근무하기에 쉬운 여건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시에서는 일방적인 행정명령으로 원래부터 장거리 노선이라 이미 근로조건이 열악한 이 노선을 대책도 없이 10km를 더 늘려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시는 분들은 '겨우 10km 늘리는 게 뭐가 힘들다고 하소연이냐'고 생각하실 수 도 있으실거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원래 3시간짜리 노선이 이제는 5시간이 소요된다. 도로정체도 빈번한 서울 시내교통 상황에 어쩔 때는 기약도 없이 도로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그래도 이게 저의 생업이니, 저도, 제 동료 운전자도 여러분들께서 꿋꿋이 생업에 종사하시는 것처럼 버티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또 사전에 합리적인 절차 없이 "행정명령이다 해라"라는 서울시의 구시대적인 졸속 행정으로 인해 그 피해는 다 저희 운전기사들과 은평구민들이 떠안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니네들 편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으실 거 같다"며 "맞다. 여러분. 편하고 싶다. 저희들의 휴게시간과 근로여건은 곧 저희 차에 탑승하시는 승객분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직결된다고 감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선연장을 결정하신 높으신 분들께 묻고 싶다, 도로에 한 번 나가면 5시간이 넘는데 화장실 같은 인간의 기본권은 시에서 지켜주는가"라며 "못 배운 운전기사라도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 황제처럼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노선 연장 때문에 배차간격이 늘어나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는 시민들의 불만도 늘었다"며 "높으신 분들의 잘못된 결정에 제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합니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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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희가 인간답게 일하고, 밤에 퇴근하면 편히 잘 수 있게 명령만 내리시지 마시고, 대안도 함께 제시해 달라"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또 저희 근로자들의 근로여건과 기본권 보장을 위해 행정명령을 취소해 달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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