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ICJ 제소 의지 보인 이용수 할머니…법조계는 "걸림돌 많아"
ICJ 강제관할권이 가장 큰 문제…"한일 특별합의 필요"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한·일간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 실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인권옹호 학생회, 하버드대 아시아법학생회(HALS),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학생회(KAHLS)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ICJ에서 위안부가 국제법 위반이었고 일본도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지난 21일 우리 법원이 이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하고 이틀 만에 공개됐다.
이 할머니는 지속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 등과 함께 ICJ회부추진위원회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ICJ 회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그를 위해선 큰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소송에 밝은 한 변호사는 "ICJ 강제관할권이 걸림돌이고 외교부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CJ 규정 제36조 2항은 ‘분쟁당사국 중 한 국가가 상대 국가를 제소하면 상대국은 의무적으로 재판에 응해야 한다’며 강제관할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일본은 1958년 이를 수락했지만 우리는 1991년 ICJ에 가입할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제관할권을 받아들이면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ICJ로 끌고 가 분쟁화시킬 경우 우리도 이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반대로 된 셈이다. 강제관할권이 없는 우리가 ICJ 재판을 하기 위해선 일본과 사전에 합의가 필요하다.
ICJ 재판관 출신 브루노 시마 미시간대 로스쿨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사법 관할권에 대한 특별합의를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우리 외교부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 풀어야 할 다른 난제들도 있어 일본을 순순히 법정에 앉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정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ICJ 심판으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오랜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일본이 적극 응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외교부는 법원 각하 판결 후 입장 표명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지만 "판결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ICJ 제소를 검토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만약 재판이 열릴 경우 ICJ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우리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