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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원료의약품은 자주권의 미래다

최종수정 2021.04.20 11:24 기사입력 2021.04.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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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시대에 의약품과 백신은 단순히 질병을 극복하는 수단을 뛰어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등 국가의 주권·안보와 직결되는 분야가 됐다.


의약품은 크게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으로 구분한다. 의약품을 사람에 투여하기 위해서는 핵심 의약품 성분인 원료의약품(API)에 각종 부형제를 제제화해 정제, 캡슐제, 시럽, 주사제 등 성분의 특성에 따라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형태인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 처방 또는 유통되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 구성성분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의약품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세계 대부분 나라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과 인도에 대한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원료의약품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국가 간 협업과 분업화 체계로 수요와 공급이 조절됐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점차 확대되면서 무역규범이 무너지고 자국의 안보와 경제를 중요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인도가 원료의약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하는가 하면 중국도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수급 이슈가 쟁점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료의약품 자급율은 매년 낮아지고 해외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17년 35.3%에서 2019년에는 16.2%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35.7%로 가장 높다.


최근의 원료의약품 수급 상황을 보면서 과거 백신 개발과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2007년 초 백신 개발 업계에는 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해 있었다. 당시 정부는 백신 연구개발 자금을 전년 대비 대폭 삭감했고, 기업은 백신 사업 자체를 이윤이 남지 않는 분야로 인식했다.

하지만 2009년 신종플루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막대한 시설·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게 됐고, 지금의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면서 백신 산업의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원료 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무역규범이 변화되면서 안정된 의약품의 공급은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에게 원료의약품은 개별 기업의 현안이지 국가적인 고민거리는 아니었다.


한때 우리나라 기업이 생산한 원료로 만든 의약품에는 약값을 우대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제도가 없어진 반면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은 대표적인 공해 산업으로 각종 환경적 규제가 적용되고 각 지자체에서도 환영하지 않는다. 또 중국과 인도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현 상황만을 고려해 원료의약품 수급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크나큰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원료의약품 자급화의 비율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수출과 연계하기 위해 국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산 원료 활용 시 약값 우대를 부활시키고, 친환경 공장 설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세제와 투·융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의약품 원료 개발, 신약 후보물질의 상용화를 위한 제조기술개발 등 국가 연구개발의 지원책을 마련도 시급하다. 더 나아가서는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료의약품 GMP의 국가 간 상호인정 등 국가 간 협력 체계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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