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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치료비 부담'…아내 인공호흡기 뗀 남편 항소심서 징역 5년

최종수정 2021.04.11 20:48 기사입력 2021.04.1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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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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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치료비 부담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떼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의 항소가 기각됐다.


서울고등법원(춘천지법 제1형사부)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아내를 치료비 부담 가중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60)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 절차로 진행했고, 배심원 중 다수의 양형 의견을 존중해 형을 정했다"면서 "배심원들 다수의 양형의견은 일반 국민의 상식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서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상, 그 밖에 원심이 선고한 형은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범위 내의 것으로 형을 달리할 사정 변경이 없는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가 혼수상태로 의식이 없고 자발 호흡을 하지 못해 인공호흡기를 통한 연명의료에 의존한 점이 있다"면서 "범행을 저지를 때까지 약 250만 원의 치료비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해자의 자녀와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생명은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존엄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용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 씨는 2019년 5월 경북 김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아내 B(56) 씨와 함께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중 B 씨가 원인 불명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게 했다.


그러나 B 씨의 병명과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대구의 모 대학병원과 천안의 한 병원으로 연이어 옮겨 치료했으나, B 씨는 호전되지 않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하는 상태를 지속하기에 이르렀다.


그간 별다른 재산 없이 B 씨와 함께 노인과 중환자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오던 A 씨로서는 B 씨가 계속 연명의료를 받을 경우, 하루 20만~30만 원에 이르는 치료 비용이 발생해 경제적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범행에 앞서 A 씨는 의료진에게 B 씨 기도 내 인공호흡기 삽관 제거를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B 씨 상태를 설명한 뒤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거절했다.


결국 A 씨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만 의존하는 B 씨가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고 생각하고 B 씨 기도에 삽입된 인공호흡기 삽관을 제거해 같은 해 6월 B 씨를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원심은 A 씨 희망대로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배심원 중 다수의 양형의견(징역 5년 5명, 징역 4년 3명,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 1명)을 존중해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A 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찰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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