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00명 넘어선 날…밤 10시에도 꺼지지 않는 유흥의 불빛
단속 하룻새 12곳 적발해도
문 잠그고 불 끄고 꼼수영업
'예약하면 언제든 입실 가능'
홍보 메시지 뿌리며 손님 유혹
경찰 "숨어서 영업 단속 어려워"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후 10시가 넘어선 시각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술집. 규모가 있는 빌딩 2층에 자리한 술집 입구는 굳게 잠긴 채 영업을 끝낸 듯 보였다. 밖에서 볼 수 있는 간판도 소등된 상태. 얼핏 봐서는 오후 10시 이후 영업 제한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손님이 몇 차례 문을 흔들자 직원이 나와 손님들을 내부로 안내했다. 그렇게 들어간 손님들은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고, 문은 다시 굳게 잠겼다.
전국에서 유흥주점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방역 당국도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불법 영업을 강행하는 사례는 줄지 않는 모습이다. 단속을 피해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을 하는 것은 물론 5인 이상 집합금지도 그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에 있는 한 유흥주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20명 가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의 한 유흥주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7일 현재 관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도 5일부터 2주 동안 지자체와 함께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단속 첫날부터 강남구에서만 방역수칙을 위반한 유흥주점 6곳, 단란주점 6곳 등 12곳을 적발했다. 적발 업소들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집합금지, 과태료 부과, 경고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단속을 비웃듯 업소들은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차례 단속이 이뤄졌던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업소들은 단골 손님들을 대상으로 ‘예약을 하면 시간과 상관 없이 입실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홍보 메시지까지 뿌리며 손님 모시기에 혈안이다.강 남구 역삼동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김모(41·여)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10시 이후에도 노래만 못할뿐 평소처럼 영업하고 있다"면서 "우리 업계에서는 요즘을 소위 ‘보릿고개’라고 부를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아 불법인 줄은 알지만 영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영업이 가능한 것은 기존 영업장이 아닌 제2ㆍ제3의 장소에서 손님을 받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나 호텔방 등을 파티룸처럼 꾸미고 영업을 하는가 하면 전혀 다른 용도의 공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김씨 역시 "근처에 와서 전화하면 데리러 가겠다"면서 "매일 장소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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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지자체가 단속에 애를 먹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몰래 숨어서 영업을 하는 형태라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와 협조해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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