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직원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현황을 듣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직원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현황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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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금융당국에서 지침이 하루 건너 내려오고 있어서 정신이 없습니다. 가뜩이나 복잡한 데 ‘땜빵’이 계속 추가되니 내용 숙지하랴, 업무보랴 고객 응대가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어요.”(A은행 창구 직원)


금융위원회가 지난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후 일선에서 혼란이 가중되자 또 다시 안내 사항을 배포했다. 법 시행 하루 전인 24일 가이드라인(지침)이 나온 이후 일주일 만에 벌써 3번째다.

앞서 법이 빠른 시간 내 안착될 수 있도록 금융사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당국이 밝혔던 만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문제는 뒤늦게 내놓은 개선책들이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이고 실효성있느냐다.


29일 금융위가 내놓은 안내사항을 보면 "일반 성인은 예금 가입 시 설명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법 시행 후 상품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두로 읽고 이를 녹취하기 위해 펀드 가입에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개선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완전판매 책임을 입증해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선 상품 설명을 줄이기보단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꼼꼼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어서다.


설명의무는 금소법의 핵심인 6대 판매원칙 중 하나다. 금융사 직원이 일반금융소비자에게 계약 체결을 권유하거나 일반 금융소비자가 설명을 원할 때 중요사항을 안내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금융사는 판매 수입의 최대 50%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자칫 불완전판매가 불거질 경우 고객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할 경우 책임은 금융사가 져야 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건너 뛰라는 지침을 따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일 금소법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지만 ‘빨리빨리’와 소비자 보호는 양립하기 어렵다”면서 “금소법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현장의 소비자보호 업무처리가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소요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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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위원장의 말처럼 어느 정도 안착되면 상품 가입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현장이 실감하지 못하는 개선책이라면 수없이 내놓아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없는 시행착오만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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