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달 김일성 생일 맞아 추가도발 가능성, 한반도 '경색'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이지은 기자]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한국·일본 등 동맹뿐 아니라 유엔(UN)까지 동원해 압박에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 국면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강경 대응 방침을 확인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로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이 이어진다면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등 압박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취임·첫 기자회견 노린 듯 연속 도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의 도발은 순항미사일 발사였다.
북한은 지난 1월 22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1월 20일, 한국시간 1월 21일 새벽) 직후 평안북도 구성 인근에서 서해 쪽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다. 지난 21일에도 서부지역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도발로 시작한 것은 일종의 ‘바이든 떠보기’란 해석이 나왔다.
이후에도 미국이 대북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북한은 이번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염두에 두고 하루 전날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26일 미사일 종류와 성능을 자세히 공개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신형전술유도탄은 열병식에서 나온 개량형 이스칸데르와 같이 검은색과 흰색이 엇갈린 뾰족한 탄두부가 눈에 띈다. 미사일 옆면에는 ‘ㅈ 19992891’라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배경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의 각종 군사적 위협 억제’라고 표현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한·미·일에 대한 억제력 확보 차원의 미사일 개발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SLBM, ICBM?= 일련의 상황 전개 추이를 살펴보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입장에서 군사적·정치적 목적에서 추가 도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신형전술유도탄(전술유도무기·북한판 이스칸데르),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 신형무기 3종 세트를 개발하고 있다.
미사일을 연속해 발사할 수 있는 간격을 줄이기 위한 시험 발사가 필요하다. SLBM 추가 발사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달 초 내놓을 대북정책이 억지와 압박에 무게를 둘 경우 미국 위협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SLBM이나 ICBM 시험 발사까지 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진다.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전후한 시기도 추가 도발 시점으로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대화하자는 말만하고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북한도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거리 미사일보다는 열병식에서 보여줬던 신종 3종세트(이스칸데르, 에이태킴스, 특대형 방사포)를 중심으로 개량형을 계속 낼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남북 대화로 돌파구 찾을 가능성 없나= 미 행정부 출범 직후 조성되고 있는 북·미 간 대치 상황에서 일단 대화를 통한 사태 해소 가능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겼다며 북·미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상응한 대응’을 경고했다. 이에 유엔 안보리는 26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를 열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안보리가 결의 위반으로 결론 내고, 상응하는 조치까지 발표될 경우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 이는 다음 주 개최될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해 탄도미사일 발사로 소집됐던 안보리 회의와는 달리 산하 대북제재위 회의는 무게가 떨어져 미국도 북한을 상대로 대화의 문을 열어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를 참관하지 않은 것은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일정 부분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모종의 역할을 할 공간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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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무력 도발은 미국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결국 북한의 ‘한국 패싱’으로 볼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키를 쥐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미국의 지지나 협조를 얻어내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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