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지수와 선물 동시 하락
시티그룹 "아시아증시에 영향 제한적"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나지 아그발 중앙은행장을 임명한지 4개월만에 전격 경질하면서 리라화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아그발 터키 중앙은행장이 해임된 지 하루 만에 리라화가 17%가량 폭락했다. 이날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7.21달러에서 8.20달러로 폭등했다.
앞서 아그발 중앙은행장은 지난 18일 금리를 200bp를 인상한 지 2일 만인 20일에 경질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터키의 인플레이션 통제에 주력하며 금리를 19%까지 인상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터키의 급격한 인플레 통제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아그발의 정책에 호응했고 리라화 역시 아그발 취임 이후 경질 직전까지 18%가량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가 통제보다 경기 부양을 강조해왔고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를 중앙은행장이 따르지 않으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국 중앙은행장을 교체했다는 해석이다. 현지 경제학자인 셀바 데비랄프는 “정부가 앞으로도 저금리 정책을 골자로 한 경기 부양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장 전격 교체에 터키의 재정정책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이후 총 3명의 중앙은행장이 경질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제기됐고 터키 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중됐다. 지아드 다오드 블룸버그통신 수석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의 신뢰도와 독립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아그발의 후임이 중앙은행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라화의 폭락은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2일 현재 장 개장 이후 지난 19일보다 1.7%가량 떨어진 2만9280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지수 선물도 지난 19일(2만9183) 대비 소폭 하락한 2만9093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리라의 폭락이 아시아 증시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작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리라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22일 달러대비 옌화 환율은 지난 19일과 비슷한 수준인 108.88을 기록하는 중이며 호주달러 환율은 19일(0.7742)보다 0.31% 떨어진 0.7718에서 등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티그룹은 “지난해 리라의 폭락이 타 국가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리라 폭락의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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