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노역수형자 줄이기로… 벌금형의 집유·사회봉사 대체집행 확대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법무부가 벌금이나 과료를 납부하지 못했을 때 노역장에 유치해 작업에 복무하게 하는 노역수형자를 대폭 줄여나가기로 했다.
대부분 기저질환을 갖고 있고 가족과의 유대관계도 단절된 경우가 많은 노역수형자들이 수용시설에 입소한 직후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는데 따른 대책이다.
법무부는 노역수형자를 줄이기 위해 공판 단계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적극 구형하고, 사회봉사 대체집행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11일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노역수형자 사망사고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노역수형자 사망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 법무부 인권국장을 TF 팀장으로 하는 '노역수형자 인권보호 TF'를 발족했다.
TF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사·공판 ▲노역장 유치 집행지휘 ▲노역자 유치 ▲출소 등 노역장 유치 집행절차 전반을 점검한 뒤 각 단계별로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TF가 최근 5년간 사망한 노역수형자 21명을 분석한 결과 일반 수용자 대비 높은 사망율을 보였으며, 대부분(20명)이 500만원 이하의 소액 벌금을 미납해 노역장에 유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부분 무직, 무자력이었고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결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명의 사망자 중 17명이 소지금이 2만원 미만이었고,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9명은 수용기간 중 접견인이 전혀 없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또 평균 노역장 유치 전력이 3회가 넘었는데, 노숙이나 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재입소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외없이 21명 전원이 뇌경색, 간 질환, 폐·심장질환, 정신질환, 알코올중독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상태였고, 이 중 복합적 중증기저질환자도 14명에 달했다.
21명의 사망자 중 입소 후 24시간 이내에 사망한 사람이 5명, 48시간 이내에 사망한 사람이 8명, 5일 이내 사망한 사람이 5명으로 집계됐다.
TF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여러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법무부는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통해 실제 노역장에 유치되는 수형자 수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검찰이 수사·공판 단계에서 피의자의 상황을 고려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적극적으로 구형할 방침이다.
또 약식기소를 통한 벌금형 발령 시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 형사법제과에서는 의원입법 방식으로 형사소송법 제448조(약식명령을 할 수 있는 사건)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법무부는 앞서 이달 초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규칙' 개정을 통해 벌금형 집행 단계에서도 검사가 직권으로 벌금 분납과 납부 연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벌금형을 부과받았으나 벌금 납입이 어려운 경우는 사회봉사 대체집행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할 때 '벌금 납입이 어려울 경우 사회봉사 대체집행 신청을 할 수 있음'을 함께 고지하도록 규정을 마련하고, 무자력 입증서류 제출 요건을 간소화할 계획이다.
노역장에 유치된 경우에는 수형자의 건강 상태와 과거 병력의 조기 확인을 위해 올해 상반기 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시스템과 연계한 과거병력 확인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노역을 마치고 석방되는 수형자들도 출소 전 알코올 중독 치료·재활 과정을 받도록 하고, 신체·정신·경제적 취약자들은 유관기관에 통보·인계해 아무런 보호·연계조치 없이 석방돼 무방비 상태로 재차 위험 상황에 노출되지 않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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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개선 방안들을 즉시 시행하거나, 구체적인 세부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관련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노역수형자 사망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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