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후죽순 쏟아지는 중견·중소기업 육성책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등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오는 2024년까지 기업 혁신의 모범사례가 될 중견기업 100곳을 발굴해 정부가 신사업 재편, 해외시장 진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어두운 밤바다에서 불을 비춰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처럼 다른 기업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유망기업 100곳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산업부가 내놓은 정책이 어디서 본 듯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각 부처들이 경쟁하듯 쏟아내는 중소기업 지원책과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기업, 지역혁신 중소기업, 등대기업 등 각 부처는 저마다 다른 ‘간판’을 내걸고 중견·중소기업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산업부는 중견기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사업재편, 해외진출, 투자 및 세제·금융지원 등 알맹이는 다르지 않다.
간판은 그럴 듯 하지만 문제는 정책의 실효성이다. 중견기업 종사자는 "정부가 각종 정책을 우후죽순 내놓고 있지만 실효적 집행은 의문"이라며 "정책 발표 보다는 기업군별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데 부처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것만 내놓지 말고 있는 제도라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얘기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 정부가 기업 지원과 관련해 재원, 효과를 평가하고 100개가 넘는 복잡한 지원체계를 간소화,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82.2%는 정부·국회의 기업규제 강화에 ‘매우 불만’이라고 답했다. 해마다 때 되면 내놓는 정책에 그럴듯한 이름만 붙여 정책 홍보에 나서는 게 중견·중소기업 육성은 아니다. 겉만 그럴듯한 지원책 보다는 기존 정책의 실효성 있는 집행,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대못뽑기가 중견·중소기업 강국 도약의 비결이라는 점을 정부가 되새겼으면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