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 담합 건설사에 손배… 부산교통공사, 1심서 패소
현대건설 등 6곳에 156억여원 청구
법원 "자료 분석 충분치 않다" 기각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대형건설사들을 상대로 낸 입찰담합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한성수)는 공사가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대기업 건설사 6곳을 상대로 156억여원을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담합행위로 원고의 주장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현대건설 등은 2014년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노선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벌인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은 2008년 12월 공사가 입찰 공고한 해당 공사 1·2·4공구 입찰에 들러리 업체를 세우고 설계 품질과 투찰 가격을 담합해 높은 공사비에 낙찰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주처인 공사는 이들 건설사의 담합 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는 감정인의 감정결과를 근거로 이들 건설사가 정상적인 경쟁 입찰보다 높은 공사 금액에 낙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감정인이 평가한 평균 소해액은 1공구 23억원, 2공구 59억원 4공구 58억원이었다. 공사는 여기에 물가변동 등 사정을 살펴 모두 156억9700여만원을 손해액으로 청구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감정인이 손해액을 평가할 당시 비교대상으로 삼은 자료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 공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감정인이 분석대상으로 삼은 자료가 42건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도 지하철공사 입찰 자료는 11건에 그치고 있다"며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충분한 자료에 대한 분석이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담합이 발생하지 않은 해당 공사 3공구의 낙착률이 1·2·4공구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점도 주목했다. 입찰 당시 공사 예산금액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1공구 97.85% ▲2공구 94.37% ▲3공구 96.83% ▲4공구 93.97%였다. 재판부는 "입찰시기, 입찰조건 등이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2·4공구 낙찰률은 3공구보다 오히려 낮게 형성됐다"며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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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공구와 2공구, 4공구를 각각 낙찰받은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등 3개 건설사는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5년 대법원에서 6000~70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낙찰 과정에서 들러리 역할을 한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SK건설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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