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특고 고용보험, 포장만 급급한 정부…결국 직장인 주머니 털기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기자는 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고용보험 재정수지 자료를 야당 의원실에서 입수해 적자전환 시점이 정부 추산보다 2년 이르다고 보도했다. 학습지 교사 등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은 정부의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 로드맵에 따른 조치인데, 기금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정부의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었다.
적자전환 시점이 빨라졌다는 보도의 근거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부의 로드맵이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해당 로드맵에서 노동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특고 고용보험 적용시 "향후 5년간 4499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5년부터 적자전환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취재과정에서 고용부가 이미 예정처와 마찬가지로 2023년부터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현재 운용 중인 고용보험을 바탕으로 2023년에 664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을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자체 추계 대신 노동연 예상치만 로드맵에 실어 당장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오도했다. "산재보험을 기반으로 한 노동연 자료가 더 공신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고용부 측은 밝혔지만 ‘왜 더 공신력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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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9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노동연 추산치와 자체 비용추계서를 모두 첨부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 알리는 보도자료에는 ‘안정적 재정운영’에 유리한 추계만 쏙 빼서 반영했다. 이미 적자가 심각한 고용보험기금 재정난을 애써 축소하려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고용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공식화했다. 계정 분리가 불가능한 만큼 결국 직장인의 호주머니를 털어 적자를 메우는 셈이다. 보기 좋은 추계치를 내세웠지만 ‘펑크’까지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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