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항소장에 무고 사실 밝힌 것도 자백… 반드시 형 감면해야”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고소했다고 항소장에 밝혔다면 이를 자백으로 보고 감형 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자백의 절차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수사 단계가 아닌 항소심 재판 중 밝힌 고백도 자백으로 인정해 반드시 형을 줄여줘야 된다는 취지다.
8일 대법원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점상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박씨가 원심에서 허위 사실을 고소했다고 자백했고, 박씨가 고소한 상대에 대해선 당시 불기소 처분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았다”며 이는 ‘필요적 감면사유’에 해당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전국을 돌며 군·경 입소 신병들을 상대로 훈련용품을 파는 노점상이다. 그는 2019년 위치선점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던 다른 노점상 서씨를 특수상해죄로 형사고소했다. 서씨가 텐트 뭉치로 자신을 밀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게 됐다는 것.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씨가 허위로 서씨를 고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전지검은 서씨를 불기소처분하고 박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박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무고의 동기나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허위 사실 고소로 국가 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방해했다”면서 “피무고자에게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1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박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무고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항소장에 적었다. 2심은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박씨가 항소장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점은 ‘자백’에 해당하므로 형량을 줄여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153조 등은 무고죄를 범한 자가 상대방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이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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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형의 필요적 감면사유인 자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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