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애플의 갑질은 사라질 수 있을까. 광고기금부터 AS까지 무려 12년간 이어져온 애플의 불공정 거래 관행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로 일단락 됐지만, 통신 유통망 곳곳에 스며든 갑질이 뿌리뽑히기까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선 유통점에서는 이번 시정명령에 애플코리아가 전시용 아이폰 구매 비용을 유통점에 전액 부과해온 내용 등이 포함되지 않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공정위가 발표한 최종 동의의결에는 ▲광고기금 적용 대상 중 일부 제외 ▲보증수리 촉진비용과 임의적 계약해지 조항 삭제 ▲특허분쟁을 방지하는 상호적인 메커니즘 도입 ▲최소보조금 조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동의의결은 기업이 제출한 자진 시정안이 타당할 경우 공정위가 위법성 판단 없이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감시인을 통해 반기별로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통신업계에서는 2016년부터 이어진 공정위 조사에서 거래질서 개선을 위한 시정명령이 내려졌다는 점에 환영하고 있다. 그간 애플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한국 이동통신사에 광고·수리비 등을 떠넘긴 혐의를 받아왔다.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출시한 뒤 한국 이통사에 TV·옥외 등 광고비와 매장 내 전시·진열비, 수리비 등을 부담하도록 하는가하면, 아이폰·아이패드·애플 워치 등 광고를 제작할 때에도 이통사한테 걷은 '광고 기금'을 사용했다. 매장에 전시하는 애플 제품 구매비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상 수리비 일부도 이통사가 부담해야만 하는 구조다.


특히 광고기금은 삼성전자, LG전자에서는 볼 수 없는 대표적인 애플의 갑질이다. 이번 동의의결을 통해 통신사와 상관없는 일부 제품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 없애진 못했다"면서도 "이통사가 자율권을 갖게 됐다는 게 의미 있다"고 언급했다. AS 역시 보증수리 촉진비용이 삭제됐다. 향후 통신사가 애플 제품에 대한 AS를 대행할 경우 다른 AS업체들과 동일한 조건을 부여받게 된다.

이와 함께 애플의 임의적인 계약 해지 조항은 삭제한다. 최소보조금은 통신사 요금할인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때 상호협의키로 했다. 특허분쟁을 방지하는 상호적인 메커니즘도 도입한다. 다만 이 가운데 최소 보조금의 경우 애플이 이미 '25% 선택약정할인'을 보조금으로 보고 있어 큰 의미는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을(乙)인 통신사들은 별다른 입장 발표없이 조용히 지켜보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광고기금, 일방적인 계약 해지권 삭제 등의 변화를 환영한다"며 "관건은 제대로 지켜지느냐"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조사의 우월적 지위를 감안할 때 10년 이상 곳곳에 스며든 갑질을 뿌리뽑기는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유통망에서는 전시용 아이폰 구매 강제 행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이 같은 갑질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쏟아진다. 통상 대다수 제조사들은 전시용 단말을 유통망에 전량 지원하고 회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이를 유통망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1년 후에나 전시용 단말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유통망으로선 제 때 팔지 못한채 재고로 쌓아둬야하는 상태다. 공정위는 관련 신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해당 내용을 시정명령에 포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동의의결 자체가 헐값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간 애플의 광고비 전가에 따른 부담금액이 2700억원인데 반해, 애플이 마련하기로 한 상생지원기금은 1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애플은 이 1000억원을 제조업 연구개발지원센터 설립,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 애플 기기 유상수리비용 및 보험료 할인, 공교육 분야 디지털 기기 지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AD

애플은 향후 3년간 자진시정방안을 이행하게 된다. 정당한 이유없이 동의의결을 이행하지 않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1일 2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동의의결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동의의결 최종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기존 투자를 확대하고 가속화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 중소기업과 창업자 및 교육 부문에 더 크게 기여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