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코로나 접종 확대 위해 나선 양키스 야구장 [특파원 다이어리]
백신 대량 확보와 초대형 접종소 운영에도 접종 확대 더뎌
LA서는 백신 반대론자 시위까지 벌어져
흑인, 라틴계 주민 접종은 상대적으로 부진 우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대표 프로야구 구장들이 연이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로 변신한다.
야구보다는 공중 보건을 위한 결정이지만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시 브롱크스 지역에 소재한 뉴욕 양키스 경기장과 퀸스 지역의 뉴욕메츠 경기장을 코로나19 백신 접종소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지난 25일 두 경기장을 백신 접종소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초대형 접종소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뉴욕 시내의 주요 백신 접종센터들도 백신 제조사 모더나의 백신 공급이 중단되면서 운영을 중단했다.
양키스는 성명을 통해 “경기장을 공개해 인근 주민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내 주요 프로야구 경기장 중 상당수가 백신 접종소로 활용된다. 마이애미,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보스턴 구장이 프로야구 팬이 아닌 백신 접종 희망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은 대규모 백신 접종 장소를 마련하며 접종 속도 확대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모두가 백신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31일 현재 단 5만3000개의 첫 회분 백신만이 남아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제 보건센터 출신의 톰 캐년씨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이 너무 느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모든 국민에게 접종하고 남을 12억 회 분의 백신을 주문해 두고 있지만, 인구 당 백신 접종 비율은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영국, 바레인에 뒤지고 있다.
돌발 상황도 백신 접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루 전 LA 다저스 경기장은 몰려든 접종 희망자들의 차량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코로나19가 사기라고 주장한 이들이 접종소에 몰려와 기습시위를 벌인 탓이었다. 극우 성향의 백신 반대론자들 때문에 수천 명의 접종 희망자들이 예정에 없던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백신 접종에서 인종 간 큰 격차가 발생한 것도 당국의 고민거리다.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31일 백인과 비교해 흑인과 라틴계 주민의 백신 접종을 확연하게 적다고 우려했다.
뉴욕시에 따르면 30만명에 이르는 첫 회분 백신 접종자의 48%가 백인이었다. 라틴계와 아시아계가 15%였고 흑인은 11%에 그쳤다. 이는 뉴욕시 인구에서 라틴계가 29%, 흑인이 24%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백인과 아시아계가 집중적으로 접종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백신 접종 주민들의 경우 12만5000명 중 단 9%만이 흑인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뉴저지, 시카고 등 다른 지역에서도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의 백신 접종이 백인과 아시아계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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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구장이 브롱크스 지역 주민만을 위한 접종소로 활용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브롱크스 지역의 코로나19 검사 양성율은 7.6%에 달해 뉴욕시 타 지역에 비해 상당 폭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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