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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부모 믿는다"는 변호사에 여론 '싸늘'

최종수정 2021.01.16 05:00 기사입력 2021.0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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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부모 변호사 "믿는다" 혐의 부인
"변호할 걸 변호하라" 여론 비판
변호사협회 "모든 국민 변호인 조력권 있다"

16개월 정인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정문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들어가자 격앙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6개월 정인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정문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들어가자 격앙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16개월 만에 학대로 사망한 입양아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지난 13일 열린 가운데, 양부모의 재판 변호인이 "피고인(양모)을 믿고 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 모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 모 씨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에서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정인이 양부모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빨간색 글씨로 '사형'이라고 적힌 흰색 마스크를 낀 채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살인죄, 사형"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양부모의 변호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양부모의 변호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공판이 끝난 뒤, 이들의 변호를 맡은 정희원 변호사는 양부모의 학대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사망하게 한 건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피고인이) 일부러 때릴 것 같지는 않다"라며 "저는 믿고 있다. 아동학대치사를 부인하고 있는데 어떻게 (추가된) 살인 혐의를 인정하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분노하는 이유를 저도 공감하고, 저희도 마찬가지"라며 "그래도 사실을 밝혀야 하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도 장 씨를 변호하며 "고의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러자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방향의 변호가 아닌, 혐의 자체를 부인한 정 변호사에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살인자의 편', '국선 변호사도 아니던데 돈이 정인이보다 중요한가요', '당신에게 도덕과 정의는 무엇이냐' 등의 반응이 이어지며 공분이 일었다. 이날 재판 이후 청와대 토론방 게시판에는 '정인이 변호사, 변호할 걸 변호해라'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직장인 A 씨(27)는 "아직도 예쁘게 웃는 정인이 관련 뉴스만 보면 눈물이 나는데 저렇게 떳떳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변호하니까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라며 "양부모는 제대로 된 죗값을 치러야 하고, 변호사는 차라리 죄를 인정한 다음 그 죗값에 대해 선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이건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인이 양부모 변호사가 천안에서 의붓아들을 살해한 사건 계모 변호도 맡고 있다'라는 내용이 공유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천안 계모 가방학대 사건'은 지난해 6월 계모가 당시 9살이던 양아들을 여행 가방에 7시간 동안 감금해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이번 사건의 변호를 맡은 정 변호사는 '천안 계모 가방학대 사건' 변호인과 동일 인물로 확인된다.


13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법조계에서는 아무리 흉악범일지라도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며 변호사들을 향한 비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변호사 윤리규약 제16조 제1항에 따르면 '변호사는 사건의 내용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비난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변호를 거절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변호인이 수임을 포기할 경우 국선변호인이 변호를 도울 수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선정된 장성근 변호사가 'N번방' 사건 조주빈의 변호를 맡은 사실로 논란이 되자 추천 위원직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살인자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모든 사건을 편견 없이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가 여론에 부담을 느껴 사임하는 상황은 결국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변협은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변호인 조력을 받아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변호인 조력권을 규정했다"라며 "수행한 사건으로 그 변호사를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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