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43거래일 연속 순매도, 왜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가 최근 두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4조원에 이른다.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서는 등 급등장 상황에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를 원하는 개인들이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를 대거 환매하면서 순매도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자산운용사)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주식을 내다 판 금액은 3조9620억원으로 4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의 전체 순매도액(12조2659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이 기간 각각 9조6490억원, 2조5560억원 순매수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자산운용사들이 고객들에게 펀드 환매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조원 가까운 금액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전날까지 최근 두 달여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4조6196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42조9296억원에서 38조3100억원으로 10.7% 줄었다.
증시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1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2일 54조1332억원에서 전날 38조3100억원으로 29.2%(15조8232억원)나 급감했다. 이 기간 자산운용사는 코스피시장에서 7조3271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사모펀드 역시 같은기간 4조607억원을 내다 팔았다.
최근 펀드 환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은 증시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 보다는 주식 등 직접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주식형 펀드 환매 러시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투자신탁이나 사모펀드들의 대량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코스피 상승률에도 미치치 못하는 펀드를 믿고 투자하기보다는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에 나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과 증권계좌 수가 큰 폭 증가한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두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9조원 넘는 주식을 사들였지만 투자자예탁금은 51조1400억원에서 67조5400억원으로 16조원 이상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투자 대기 자금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개별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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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좌 수도 크게 늘었다.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8일 신규 계좌 5만3270좌가 개설돼 일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일평균 1870좌, 지난해 9110좌가 개설된 데 비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 년 전만 해도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한 정보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주식형펀드를 환매하고 개별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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