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사수하라…개미 5兆 투하
3거래일간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서 4조7262억원 순매수
외인·기관 매도 전환에 6일 하루에만 2조1170억원 매수 대응
예탁금 69조원, 탄탄한 실탄 기반 올해도 매수세 이어질듯
전문가, 묻지마 투자 지양…정부도 변동성 확대 유의 당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주상돈 기자] 코스피가 3000선 문 앞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지난해 11~12월 주춤했던 개인들의 매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력이 지난해에 이어 강한데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올해에도 개인들의 매수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 들어 불과 3거래일 간 코스피ㆍ코스닥 양 시장에서 총 5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조4887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 1조237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4조72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1~12월 지수가 2300.16에서 2873.47로 24.92% 상승하는 동안 두 달간 순매수 규모가 8673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매집 강도가 거센 편이다. 당시 시장은 외국인이 3조24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도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3000대로 천 단위 숫자가 바뀌자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을 내놓으며 매도세로 전환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68억원, 3조9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러한 물량을 족족 받아냈다. 특히 지난 6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넘어선 이후 다시 2960선까지 고꾸라지자 개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729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1020억원)과 기관(-2515억원)이 던진 물량보다 더 많은 388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까지 합치면 총 2조1170억원을 주식에 쏟아넣은 것이다.
하루에 조 단위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자금력은 여전히 충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69조44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1년 전인 2020년 1월까지만해도 투자자예탁금이 27조원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5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탄탄한 실탄을 기반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증시를 떠받친 개인의 매수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 주가는 낮은 금리로 인해 주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 퇴직연금 자금 등의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례적인 수준의 유동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이하에서 하향 안정세 보일 경우, 외국인 순매수도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올해에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70,500 전일대비 25,500 등락률 -8.61% 거래량 38,075,487 전일가 296,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장중 7600선까지 하락 "삼성그룹 노조 '영업익 연동 성과급 요구', 주식회사 법리 위배" 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2948억원어치, 삼성전자 우선주는 3311억원치 사들여 각각 순매수 1,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합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는 KODEX 레버리지를 1087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9위에 이름 올렸다. 또한 TIGER KRX 2차전지K-뉴딜에도 1134억원을 투자해 올해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러나 지수가 최근 두 달간 가파르게 상승하며 단숨에 3000선에 도달한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 역시 높아 언제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강세장에서 소외될까봐 뒤늦게 올라타는 '패닉바잉'과 저금리를 역이용해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무리한 투자, 실체없는 테마에 덩달아 휘둘리는 '묻지마투자' 등은 지양해야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올해 증시 강세 예고에 연초부터 주식 계좌를 새로 만든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새해 주식시장 첫 거래일인 4일 하루에만 3만3925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돼 일 기준 신규계좌개설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5일에는 3만9756개가 개설돼 하루만에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 이미 11만7000개 이상의 신규계좌가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빚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5일 기준 19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수가 고꾸라질 경우, 개인들의 막대한 손실을 부르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증시 상승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개인들 사이에서도 코스피 3000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상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조원 가량의 인버스ETF를 털지 못하고 있는 개인들은 올해에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530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하락시의 위험 회피 방안을 갖춰놓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올 3월 공매도 재개시 변동성이 올 수 있다고 봤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개인의 매매 비중은 1분기 고점으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 "유통성 후행을 고려할때 상반기까지는 매수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강도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증시가 계속 상승하려면 실물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금융시장의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과 실물경제의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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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김 차관은 "위기 대응 과정에서 팽창한 유동성이 금융부문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는 것은 올 한 해 거시경제ㆍ금융당국이 당면한 과제"라며 "금융시장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과 시장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며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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