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원순 피소사실 여성단체서 유출 결론
여성단체→국회의원→임순영 젠더특보→박 전 시장 순 전달
청와대·검찰·경찰 관계자 고발건은 불기소 처분
피소유출 당사자도 혐의 적용 어렵다고 판단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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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검찰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해 여성단체를 통해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결론냈다. 당초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선 무혐의로 판단했다.


서울북부지검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혐의로 고발된 청와대와 검찰, 경찰 관계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활빈단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성윤 지검장과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3명을 대검찰청에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법세련도 같은 달 청와대와 경찰 관계자 등을 대검찰청에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을 비롯한 고발건 5건은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에 배당됐다가 북부지검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관련자 통화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피소 사실 관련 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박 전 시장을 비롯해 관련자 23명의 휴대전화 26대에서 통화내역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피고발인과 서울시 관계자, 언론사 기자 등 50여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박 전 시장과 임 특보가 사용한 휴대전화 2대를 디지털 포렌식해 내용을 확인했다.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 A씨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 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 A씨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 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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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은 여성단체 관계자를 통해 한 국회의원과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 등을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7월 7일 한 여성단체 관계자에게 박 전 시장을 고소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 내용은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 둘을 거쳐 A 국회의원에게 전달됐다. 이런 내용을 전달받은 A 의원은 임 전 특보에게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당시 임 특보는 A 의원과 통화를 마치고 최초 내용을 전해들은 여성단체 관계자에게 연락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못 받았고 중간에서 내용을 전달 받은 또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로부터 김 변호사가 여성단체와 접촉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박 전 시장과 독대해 "시장님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나온다는데 아는 것이 있느냐"고 물어봤으나 박 전 시장은 "그런 것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임 특보는 같은 날 밤 공관에서 박 전 시장을 만나서 상황을 설명했고, 박 전 시장은 "피해자와 4월 이전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다시 말했다. 다만 검찰은 임 특보와 박 전 시장 모두 피해자 측이 실제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당일 피해자 조사까지 받은 사실까진 몰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인터넷을 통해 독극물 관련 내용과 본인의 기사 등을 검색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시청 시민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시청 시민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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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피소 사실을 유출한 것에 대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전날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이 이미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점 등을 고려해 수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박 전 시장 피해자 측은 지난 7월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오전 공관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10일 0시 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미리 알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피소 유출 의혹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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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전날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 관련 고소 사건 수사를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하고,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이 강제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가 부족해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발표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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