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나와도 안 맞겠다더니, 이제 맞고 싶다"…달라진 美 여론
백신 관련 여론조사 긍정적으로 변화
접종의 절박성과 정치·과학계 설득 노력
이념, 지역, 인종 따라 백신에 대한 우려 남아 있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당초 백신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접종을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 접종이 이뤄지자 우려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초고속으로 백신이 개발되면서 미국 내 많은 사람들은 백신이 대형 제조사들의 사기극이라거나, 재선에 눈이 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막상 접종이 시작된 뒤에는 백신에 대한 시민들이 생각이 달라졌다. 최근 여론조사 등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여론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여론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여름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5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60%이상으로 상승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73%의 응답자가 백신 접종을 희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제 접종이 이 정도로 이어지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에서 하루 2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3000명이 목숨을 잃는 현실이 여론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더욱이 예년과 다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 백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있을 것으로 봤다.
존스홉킨스대의 백신관련 전문가 루팔리 리마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삶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수록, 그들 역시 누군가가 중증환자가 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사람들은 지쳤고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과학자나 정치인들이 몸소 백신 접종 장면을 보여주는 것 등도 인식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건의료진들이 백신을 접종한 뒤에 환호성을 치는 것 등이 모두 백신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바꿨다는 것이다.
백신이 공평하게 분배될 것이라는 믿음이 커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9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공정하게 배부되리라고 믿었단 응답자 비율은 52%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 여론의 3분의 2 이상이 백신이 공정하게 배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은 인종, 성별로 남아 있다. 가령 퓨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경우 42%가 접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여론조사에서 32%가 희망한 것을 고려하면 인식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음을 보여준다. 지지 정당에 따라 백신 접종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가량 공화당원의 경우에는 민주당원에 비해 백신 접종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인 이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자칫 정치적인 이슈로 받아들여질 경우 집단면역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도심에서 떨어진 시골에 살수록 백신 접종 의사가 낮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 의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농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등도 일부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외에도 교육 수준 등도 낮아 백신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 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백신 접종을 위해 장시간 이동해야 한다는 점 등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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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론의 변화에 안심할 수는 없다. 백신 접종 의사가 높아지고 있지만, 거짓 정보나 백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역시 커져나가고 있다. 미 질병 통제 예방센터(CDC) 자문 패널에서는 백신을 맞겠다는 여론이 늘어나는 것만큼이나 비난의 목소리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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