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건전성 규제 적용받고 있어
모호한 평가기준도 지적

금융그룹감독법 처리 강행 초읽기…'슈퍼 규제'에 떠는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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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삼성과 현대차, 미래에셋 등 대기업집단에 속한 금융회사들을 금융그룹으로 묶어 관리하는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처리가 강행되면서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그룹의 위험현황과 관리실태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상 이중 규제라는 점과 모호한 평가기준 등으로 인해 결국 금융사 및 대표 기업을 옥죄는 '슈퍼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여당의 강행으로 논란의 핵심이었던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처리가 임박하게 됐다. 이 법안은 둘 이상의 금융회사가 포함된 기업집단의 경우 해당 기업집단에 속한 금융회사들로 구성된 집단을 금융그룹으로 지정해 금융당국이 감독ㆍ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그룹은 금융사들로만 구성된 은행계 금융지주가 아니면서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사를 두 개 이상 운영하는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을 뜻한다.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미래에셋, 교보, DB 등 6개 그룹이 대상이다.

법안이 제정되면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그룹의 위험현황과 관리실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해당 금융그룹의 대표금융회사에 금융그룹 수준의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대표 금융회사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금융그룹 명칭의 사용을 중지시키는 등 강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법안 제정에 두고 관련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조차 이중 규제라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재 보험ㆍ은행ㆍ카드 등 업권별로 이미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그룹 차원의 규제가 추가돼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는 이미 공정거래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옥상옥(屋上屋)' 규제라는 주장이다.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석좌교수는 "현재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업권별 감독이 시행 중이며 또 그룹 차원에서 공정거래법이 적용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을 추가로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중복ㆍ과잉 규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그룹통합감독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정부 측 주장에도 오류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초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속적으로 금융그룹 차원의 리스크를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IMF는 은행 이외에 다른 업종을 포괄하는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감독이나 자본적정성 규제를 권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금융그룹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제시된 자본적정성 비율의 경우 평가가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자본적정성 비율의 분모에 그룹위험을 포함시켰지만 그룹위험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법안이 통과되면 연구용역을 거쳐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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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감독대상 선정기준이 모호한 것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는 빠지는 등 역차별 논란이 불거진 상태"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비상상황에서 통합감독법 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과잉규제 법안으로 인한 금융산업 옥죄기가 과도하다"라고 토로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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