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전국민 고용보험 되나…'특고 육아휴직'은 손도 못대
고용부, 올해 말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발표 추진
고보기금 재정 부담에 육아휴직급여 확대는 어려울 듯
올해 합계출산율 0.9명↓…여성 취업자 절반 제도권 밖
전문가들 "모성보호 제도 개편해 사각지대 줄여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고용보험제의 의미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를 추진 중이지만 재정의 한계로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이다. 고용보험 혜택 중 하나인 육아휴직급여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예술인에게 지급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취업자를 고용보험 제도 안에 포섭하기 위해 국민혈세도 투입한다. 내년 저소득 특고·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에 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일하는 모든 국민이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이 연내 공개된다. 특고,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제도권 안에 포섭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업급여와 함께 고용보험 혜택의 양대 축인 육아휴직급여는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업난에 대응하느라 육아휴직 제도 개편은 후순위로 밀린 셈이다. 특고,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을 담은 법에도 육아휴직급여 지급에 대한 내용은 없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원이 한정돼있다 보니 육아휴직급여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만 임신 중인 여성에 대한 출산전후휴가급여 지급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내년 실업급여로 11조3000억원, 육아휴직급여로 1조3000억원, 출산전후휴가급여로 3000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육아휴직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명,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첫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한 여성근로자는 약 400만3000명으로 전체 여성취업자(685만7000명) 대비 58.4% 수준으로,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 제도권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제고와 일·생활양립 지원을 위해 모성보호 제도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간한 '모성보호 제도가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9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연도별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2명에서 2018년 0.977명, 지난해에는 0.918명을 기록했다. 예정처는 "육아휴직 또는 출산휴가는 비취업 여성 대비 취업 여성의 낮은 출산확률을 34.3% 완화시킨다"며 모성보호 제도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급여 지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사안은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안건에도 포함돼있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육아휴직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경사노위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 제31차 전체회의에서 "육아휴직급여 대상을 일하는 모든 부모로 확대하고 여성의 경력단절과 돌봄 공백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개편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출산·육아휴직 제도의 보편적 활용을 위해선 임금근로자에서 나아가 소득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와 같이 고용보험기금에 상당수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건강보험 혹은 국민연금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 각종 사회보험과 조세를 통합해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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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내년에 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고용보험료의 80%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 사업'을 특고·예술인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두루누리 사업은 국민세금으로 조달하는 일반회계로 집행한다. 내년도 고용부 예산에는 예술인 3만5000명과 특고 43만명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분이 각각 97억원, 594억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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