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삼성카드, 마이데이터 사업 급제동
경남은·하나금투 등 6곳
대주주 형사소송·제재절차로
금융당국 사업 심사 보류키로
내년 2월 전에 허가 받아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기하영 기자] 하나은행과 삼성카드 등이 추진하던 마이데이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과 제재절차 등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업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게 된 금융사들의 입장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경남은행, 삼성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 등 6개사의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를 중단키로 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카드, 금융투자와 함께 SK텔레콤과 합작해 세운 핀크까지 심사가 보류됐다. 3년이나 지난 대주주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형사소송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ㆍ금융정의연대는 2017년 6월 하나은행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직원에 대해 특혜성 인사를 했다며 대주주인 하나금융 및 경영진 등을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삼성카드의 경우 대주주인 삼성생명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결정이 앞두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 사태를 이유로 사전통지문을 통해 '기관경고' 중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금감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신청인의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이 확인돼 소송 등의 절차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은 심사 기간(60일)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들 6개 회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이 동의하면 각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조회, 관리하는 사업이다. 또 향후 의료, 유통 등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될 수 있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진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0일부터 마이데이터 1차 예비허가를 신청한 기업 35곳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시기다. 내년 2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가제로 바뀌는 만큼 심사 보류 처분을 받은 6곳이 내년 2월 전에 허가를 받지 못하면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는 모두 불법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미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들 6개사의 경우 자칫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마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여타 금융그룹들과의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하나금융 측은 "정부 소관 부처가 관련 법규에 따라 내린 의사결정을 존중하며, 이번 건 결정과 관련해서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참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추후 다시 인허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6개 금융사에 대한 심사가 재개되려면 상당 기일이 소요될 것이란 점도 문제다. 참여연대 등의 하나금융지주 고발건은 아직 검찰이 사건 배당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2월 전까지 대주주 관련 소송이 마무리돼야 심사가 재개되지만 현실적으로 일정을 맞추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삼성카드의 경우 만약 삼성생명이 금감원 제재심에서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1년간 금융당국의 인ㆍ허가가 필요한 신사업분야 진출이 막힌다. 삼성카드 측은 아직 삼성생명 제재심이 열리지 않았고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재심에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심사가 보류됐을 뿐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