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아버지 "아이 12년 만에 울음 터뜨려" 이사 결심
조두순, 최근 면담서 "출소 후 안산 돌아가 살겠다" 밝혀
정부 "재범 방지 위한 여러 대책 세우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공개한 조두순의 얼굴.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공개한 조두순의 얼굴.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미성년자를 잔혹하게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 받은 조두순(68)이 출소 후 자신의 범행 장소이자 거주지였던 경기도 안산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피해자와 가족이 안산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자, 이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08년 12월 안산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두순은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오는 12월13일 만기출소하는 그는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 면담에서 "출소하면 원래 살던 안산으로 돌아가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 가족 측은 피해자가 불안해 하고 있다며, 조두순을 피해 안산을 떠나 살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아버지는 1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조두순이 안산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우리 아이가 12년 만에 울음을 터뜨렸다"며 "사건을 당하고 처음 있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조두순이) 정말 반성하고 있고 정상인이라면 피해자 주변으로 온다는 소리는 감히 못할 것"이라며 "하루하루 고통을 이기면서 악몽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너무 괴로웠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며 이사를 결정했음을 전했다.


안산단원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안산단원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 가족이 범죄자를 피해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20대 직장인 A 씨는 "피해자 가족 인터뷰를 보고 허탈함을 느꼈다. 피해자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는데 범죄자는 출소 후 자기 고향에 돌아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분노를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 B(29) 씨는 "피해자가 사건 이후로도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50대 주부 C 씨는 "내 딸이 만약 저런 일을 당했다면 (피해자 가족과) 똑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며 "조두순에게 염치가 있다면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장소로 돌아올 생각은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017년부터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글이 수시로 올라와, 총 61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를 두 달여 앞둔 13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골목길에서 관계자들이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를 두 달여 앞둔 13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골목길에서 관계자들이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난 9월 이른바 '조두순 격리법'을 제안, 출소 이후에도 조두순을 별도 기관에 격리·수용해 달라고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해당 청원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의 절반 수준인 11만9137명의 동의를 받고 마무리됐다.


출소를 앞둔 조두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조두순의) 심리 상태를 확인하고 재범을 방지할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두순의 출소로) 국민이 불안해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1대1 전자 감독을 붙인다거나 음주, 외출을 제한하도록 하고, 성 인식 개선(교육), 알코올 치료 전문프로그램 가동 등을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신형 제도를 도입, 악질적 아동 성폭력범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AD

대신 추 장관은 "중대범죄 재발 방지와 그 대상자의 재활을 위한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돼 재범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본인을 치료하고 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이른바 회복적 사법"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