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망 좁혀오자 '주홍글씨' 활동 중단 자진 해산
신상공개 대화방 운영 1년3개월만
성 착취물 가해자 등 신상정보 삭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검거
2기 운영자 SNS 닫고 잠적
주홍글씨 운영자 혹은 관련자로 확인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텔레그램 '자경단'을 자처하며 성 착취물 가해자 등의 신상을 공개해온 주홍글씨가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자진 해산했다. 신상공개 대화방이 만들어진지 약 1년 3개월만이다.
19일 텔레그램 계정 주홍글씨에 따르면 주홍글씨 측은 전날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기존 신상공개 대화방에 있는 성 착취물 가해자 등의 신상정보를 모두 삭제했다. 대화방을 '폭파(폐쇄)'하진 않았다. 주홍글씨 운영자로 알려진 A씨는 활동 중단 이유에 대해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계속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미 주홍글씨 운영진 다수를 특정했고 일부는 소환조사까지 받은 상황이라 운영 의지를 잃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다만 경찰은 주홍글씨 운영진 소환 여부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래 주홍글씨 측은 경찰 수사를 따돌릴 수 있다며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일부 주홍글씨 관련자들이 이미 검거된 데다, 이후 등장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까지 붙잡히며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먼저 자수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개설한 주홍글씨는 메신저 텔레그램 내에서 자경단을 자처하며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구매ㆍ소지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해왔다. 현재 주홍글씨와 관련한 수사는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6개월째 전담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운영진을 검거했으나 아직 핵심 운영자는 잡지 못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차단 조치에도 매번 되살아나던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도 1기 운영자 검거 이후 보름 가까이 운영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기 운영자로부터 이 사이트를 물려받은 2기 운영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대화방 등을 모두 없애고 잠적한 상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한편 디지털교도소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가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주홍글씨 측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수사 결과 동일인물으로 판단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