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채에 20억 하는데 3억이 대주주?" 논란에, 양도세 2년 유예 시사
과세 기준 확대 반발 거세자
김태년 "여론 충분히 수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강나훔 기자]여당 지도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유예 또는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자산시장 규모가 커졌는데 대주주 기준을 낮추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우려도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것과 (대주주 기준 확대가) 맞는 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서는 주식 한 종목당 보유 금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규정, 양도차익에 22~33%(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세법 개정안'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주주 요건을 확대, 양도소득세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주식 한 종목당 3억원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상황 변화와 현장 수용성도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정책 결정에서 동학개미라 일컫는 개인투자자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 조속한 시일 내에 당정협의를 통해 관련 정책을 결정하겠다. 그전까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면서 "당과 정부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에 최종 시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전날 "3억원 이상 보유주식에 대한 양도세 부과는 시기상조"라며 "그리고 세대합산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요건에서 가족 합산을 개인별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사실상의 정부 차원의 타협안을 내놓은 것인데, 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지한다면, 가족 합산을 개인별로 돌리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양도세 적용 대주주 요건을 가족별에서 개인별로 변경 검토한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면서 "우리나라 개인 금융자산이 4000조원을 넘을 만큼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3억원은 너무 낮은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억~30억원에 이르는데 주식을 3억원어치 보유하는 것이 뭐가 많은 것이냐"며 "오히려 대주주 요건을 10억원보다 높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마다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들의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주식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억원 기준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세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적어 보이는데다 12월에 팔았다가 다시 사면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걸 시장에서 다 알고 있는데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어차피 양도소득세는 2023년에 전면 부과되는 만큼 그때 한 번에 바꾸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한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대주주 요건에서 '가족 연좌제' 논란이 있던 주식 보유 합산 기준을 폐지하고, 시가총액 금액 기준을 현재 기준인 10억원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류 의원은 이 개정안을 '동학개미보호법'으로 명명했다. 류 의원은 "주식시장에 불필요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길고, 투자 금액도 많은 자산가보다는 주식 투자 경험이 적고 시장 이해도가 낮은 국민이 가장 피해를 보는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마음대로 대주주 요건을 변경하지 못하게 해 새롭게 시장에 참여한 동학개미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