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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양복의 ‘노신사’는 가짜 유골함을 왜 들고다녔나?

최종수정 2020.09.29 18:03 기사입력 2020.09.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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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유골함이 깨졌어요” … “죄송해요, 이 돈이라도 드릴게요”
부산 남부경찰서, 고의접촉 사고로 합의금 뜯은 60대 남성 구속

지난 6월 부산 남구에서 검정 상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에 부딪힌 뒤 유골함이 깨진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 이 남성은 운전자에게 합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부산 경남일대를 돌며 상습사기를 치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지난 6월 부산 남구에서 검정 상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에 부딪힌 뒤 유골함이 깨진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 이 남성은 운전자에게 합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부산 경남일대를 돌며 상습사기를 치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지난 6월 중순 어느 날 부산 남구 주택가에서 차를 몰고 가던 30대 여성 A씨가 난데없는 ‘쿵’ 소리에 놀라 차를 세웠다.


차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60대로 보이는 ‘노신사’ B씨가 바닥에 떨어져 깨진 사기그릇을 만지며 구슬프게 울었다.

그는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고 했다. 당황한 운전자 A씨는 유골함 값과 위로금 조로 30만원을 전해주고 자리를 떠났다.


이 60대 노신사의 ‘유골함’은 가짜였다. 고의로 차에 부딪혀 사고를 당한 것처럼 속이고 상습적으로 금품을 챙긴 것이다. B씨는 구속됐다.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그가 붙잡히기 전인 지난 7월까지 검정색 양복으로 상주차림을 하고 부산·경남 일대를 ‘삥 뜯으러’ 다녔다.

그는 종이가방 안에 깨어진 백자 사기그릇을 넣고 CCTV가 없고 차량통행이 많지 않은 주택가 골목길에서 승용차와 접촉사고가 난 것처럼 고의로 부딪힌 뒤 부모 유골함이라 속여 합의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11차례에 걸쳐 109만원을 챙겼다.

지난 6월 부산 남구에서 검정 상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에 부딪힌 뒤 유골함이 깨진 것처럼 속여 합의금을 타내다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충격 완화를 위해 옷 속에 숨긴 실리콘보호대. 이 남성은 운전자에게 합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부산 경남일대를 돌며 상습사기를 치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지난 6월 부산 남구에서 검정 상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에 부딪힌 뒤 유골함이 깨진 것처럼 속여 합의금을 타내다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충격 완화를 위해 옷 속에 숨긴 실리콘보호대. 이 남성은 운전자에게 합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부산 경남일대를 돌며 상습사기를 치다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범행 소품도 완벽했다. 화장장 명의의 사망진단서가 적힌 서류봉투와 승용차와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오른팔에 실리콘을 이용한 보호장치를 만들어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했다.


교통사고 ‘가해자’인줄 알았던 피해자들은 피해금액이 워낙 소액이고 장례를 치르러 가는 유골함을 깨뜨렸다는 미안함 때문에 선뜻 현장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B씨의 범행은 뜻밖의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지난 6월 19일 부산 남부경찰서 관내에서 교통사고 뺑소니 신고가 접수됐다.


교통사고 ‘가해자’였던 한 시민이 B씨와 합의는 했지만 이후 혹시 뻉소니 신고를 할까 봐 경찰에 접촉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부산 남부서는 수사 과정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로 낸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교통사고수사팀을 꾸렸다.


3개월간의 추적수사 끝에 지난 26일 마침내 ‘검정양복의 노신사’를 검거해 구속했다.


부산 경찰은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운전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더구나 추석이 오면서 성묫길 동정을 유발하는 유사 범죄가 있을 수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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