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묶인 기업 新산업, 2000년대 이후 확 줄었다"
송원근 교수 "정부 과도한 규제에 기업들 손발 묶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2000년대 들어 대기업들의 신규 산업 진출이 과거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원근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는 10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산업 발전포럼에서 '기업지배구조, 내부거래 규제 정책과 기업성과'를 주제로 발표하며 한국의 대기업들이 과거에는 오너 경영의 장점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신산업에 과감하게 진출했지만 정부의 규제로 인해 2000년대 이후 신산업 진출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송 교수에 따르면 1960년대에는 정부의 수출주도 공업화에 따라 대기업들이 노동집약적 경공업인 섬유, 신발, 가구업에 새롭게 진출했고 1970년대에는 중화학 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에 진출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진출했고, 1990년대에는 IT, 항공우주, 철도차량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세계적 IT 산업 붐에 힘입어 네이버 등 관련 기업이 성장했지만 기존의 대기업 집단에서 새로운 산업 진출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일부 대기업의 방만한 차입 경영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 개방과 이사회 제도 강화, 소액주주권 강화, 지배주주 책임 강화 및 권한 약화 등 기업지배구조를 크게 개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 교수는 "외환위기 직전 과도한 사업다각화와 신산업 진출을 위한 차입 경영은 IMF 관리체제 초래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며 "정부는 당시 IMF의 권고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정책 변화가 기업성과에 미친 영향은 다각도로 나타났다. 우선 대기업의 차입경영 패턴이 사라지고 수익성과 안정성이 제고되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배당 성향은 급상승한 반면 장기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가 위축되는 결과가 나왔다.
송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개정안 등 주주권 보호 강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편 추진이 가뜩이나 위축된 대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더 가로막고 투자 부진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상법개정안의 핵심 문제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을 통한 편법적 이사선임 제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 선임은 주주 의결권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데 개정안대로 되면 감사위원이 이사회에서 선임되지 않아도 된다"며 "핵심 임원인 감사위원 선임에 대주주 의결권이 3%만 반영돼 주식회사의 기본 원리(자기책임원칙)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결과적으로 법개정으로 인해 대주주의 권한은 더욱 약해지고 대규모 투자와 과감한 신산업 진출 등 오너 경영의 장점이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송 교수는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