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코로나 안 걸리나요?"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저녁 9시 이후 취식금지 논란
서울시, '천만 시민 멈춤주간' 1주 연장...야간 취식 행위 금지
음식점 등 낮 동안 매장서 음식 섭취 가능
자영업자 "방역 도움 안되는 정책" 비판
전문가 "애매한 기준, 상황만 악화시켜"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낮에는 코로나19가 활동 안 한답니까?", "이럴 거면 모든 시간대에 못 먹게 해주세요."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면서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에 이어 시내 포장마차와 푸드트럭, 편의점 등에서도 오후 9시 이후 취식을 금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실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오후 9시~오전 5시 사이 취식을 금지한 것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조치로 인해 오히려 낮 시간대에 인파가 몰려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음식점에 취식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 역시 이러한 조치는 코로나19 방역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6일 시청 본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브리핑에서 '천만시민 멈춤주간 1주 연장' 시행 방침을 발표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16만 1087곳은 13일 자정까지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며 "포장마차, 거리 가게, 푸드트럭 2804곳은 물론 서울 시내 모든 편의점에도 동일한 집합제한 조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서울 시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 가게 등 2,804곳에도 오후 9시∼오전 5시 취식 금지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식당·카페·제과점 등에 적용된 취식 금지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함이다.
문제는 야간 이외의 시간에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낮 동안에는 얼마든지 음식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식품을 판매하는 업소에 대해 아예 취식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침 기준 이외의 시간대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모든 업종에서의 음식물 섭취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프렌차이즈·개인카페·음식점·제과점 매장 크기 상관없이 모두 테이크아웃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프렌차이즈 자영업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개인카페나 제과점, 음식점, 작은 술집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모든 영업은 코로나19에 노출되어 있다"며 "차별적용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음식에 관련된 모든 업종은 어떤 시간대든지 (취식을 금지하고) 전체 포장만 시행하게 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같은 시의 조치에 자영업자들은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자영업자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지가지 하네요. 낮에는 코로나19 없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낮에는 코로나19가 사라지냐. 맛집 줄 서서 먹는 곳 다 점심인데 정책이 뭐 이러냐"라며 "모든 업종 완전 셧다운도 아니고 9시 이후 금지는 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노력과 희생 필요한 건 알지만 임대료, 전기세, 세금 등 조정 하나 없이 9시 이후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 (이번 조치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토로했다.
시민들 역시 "낮에 먹는 사람들은 어떻게 막으려고 하냐", "코로나19가 밤에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방역에 도움 안 되는 정책이다", "9시라는 기준도 이상하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조치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번 조치가 과연 방역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라면서 "점심 먹다가 감염된 사람도 있었다. 또 6시 퇴근 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바이러스가 밤에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든 노출될 수 있는데 밤에만 막는 것은 이상한 정책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오후 9시~오전 5시라는 기준으로 인해 이 시간 이전에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32) 씨는 "괜히 9시~5시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낮 시간대로 사람들이 몰릴까 걱정된다"며 "이번 조치는 솔직히 시민들이나 자영업자들의 혼란만 부추기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는 방역에 있어 모호한 기준은 코로나19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애매하게 올리면서 자영업자는 영업에 지장을 받고 시민들은 피로감만 가중됐다"라면서 "현재 2.5단계 격상 이후 9시~5시 취식 금지 등 조치를 내놨지만, 방역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닌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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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처럼 조금씩 올리고 애매한 기준으로 단속하면 이런 상황만 길어질 뿐"이라며 "짧은 시간 내 모두가 지켜서 효과가 나오면 불만이 적을 텐데 애매하게 조치를 하니 불만이 계속 생기고 있다. 방역을 공평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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