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클래식에서 얻는 '코로나 힐링'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해방촌과 경리단길을 잇는 지하보도에 두 달 전 다음과 같은 팻말이 붙었다.


"용산구에서는 범죄 예방 및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을 위하여 지하보도에 클래식 음악 방송을 24시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대칭성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 파괴적 충동을 완화하는 심리 안정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어쩌면 모두에게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요즘, 국내 대형 클래식 음악 축제 두 개가 마무리됐다.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와 롯데문화재단의 '클래식 레볼루션'이다.


교향악축제는 1989년 시작돼 올해 31회째를 맞은 명실상부 국내 최대 클래식 음악축제다. 교향악축제는 2000년부터 한화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클래식 장르 단일 부문 최장기이자 최대 금액 후원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상황이 곤란해진 올해도 어김없이 교향악축제를 후원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롯데문화재단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영국 BBC 프롬스 등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를 표방하며 올해 처음 시작한 클래식 음악축제다. 롯데그룹 역시 2016년 8월 민간 부문에서는 최초로 클래식 전용 홀인 롯데콘서트홀을 개관하면서 클래식 음악 보급에 힘쓰고 있다.


교향악축제가 지난 7월28일 개막해 지난달 10일에, 클래식 레볼루션은 지난달 17일 개막해 30일에 끝났다. 해마다 4월이면 열리던 교향악축제가 코로나19로 일정이 밀리면서 클래식 마니아들에게는 한 달간 행복한 축제 기간이 마련됐다. 공교롭게도 교향악축제가 끝나고 클래식 레볼루션이 시작하는 사이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2단계 격상 전에 진행된 교향악축제는 대부분 공연 회차가 조기 매진됐다. 객석 띄어앉기로 전체 객석의 절반 정도만 개방한 데다 음악에 목말랐던 클래식 애호가들의 수요가 몰린 덕이다. 막판에는 입장권 구하기 대란도 연출됐다.

[사진= 예술의전당 제공]

[사진= 예술의전당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콘서트홀 내부 전경.

롯데콘서트홀 내부 전경.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클래식 레볼루션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개막 하루를 남긴 지난달 16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공연 프로그램을 수정할 시간도 없었다. 결국 KBS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8개 관현악단 공연이 취소돼 준비한 16개 공연 중 절반인 8개 공연만 이뤄졌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교향악축제와 달리 예술감독제를 도입해 운영된다. 예술감독 중심으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주제는 베토벤이었다. 지난달 23일 공연 중 테너 김승직의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낭독은 인상적이었다.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는 베토벤이 1802년 동생 카를과 요한에게 쓴 편지다. 베토벤은 유서에 지독한 절망 속에서도 음악이 자신을 붙잡아줬다고 썼다. 베토벤의 음악과 삶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크리스토프 포펜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의 의중이 확인되는 무대였다. 하지만 이날 객석은 겨우 10% 정도만 채워졌다. 내년 2회 클래식 레볼루션은 꽉 찬 객석 속에서 새 클래식 음악축제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매년 8월 열릴 예정이다.

AD

오는 16일부터는 또 다른 클래식 음악축제가 이어진다. 올해 5회째를 맞은 마포문화재단의 '마포 M 클래식축제'다. 26개 단체, 50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26일까지 11일간 마포구 전역에서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은 대부분 공연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초대형 670인치 LED 패널 무대 등 최첨단 기술로 힘든 시기에 감동과 희망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